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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인 제가 데이터를 봐야한다고? 왜요?;;

데이터 읽는 디자이너 되기

by LANLAN 란란


요즘 프로덕트 디자이너, UXUI 디자이너의 채용 공고에는 이런 자격요건이 써있어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파악해 UX/UI를 설계할 수 있는 분

데이터에 근거한 논리적인 의사결정 및 문제 해결 역량을 보유한 분

사용자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인 UX/UI를 설계할 수 있으신 분

데이터, 리서치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프로토타입 제작, 검증 경험이 있는 분

정성/정량 데이터를 근거로 UX 전략 수립

(모두 다 다른 회사의 채용공고에서 무작위로 발췌해왔습니다.)

요즘 프로덕트 디자이너 채용 공고 자격 요건에 꼭 보이는 요구 역량


"디자이너에게 데이터요? 갑자기요?
저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는데.. 그거 어떻게 보는건데요..?"


이걸 보고 혹시 이런 생각 하셨나요? 마치 '갑자기' 요구하는 느낌을 받지 않으셨나요?

생각해보자구요. 우리가 그동안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할 일이 얼마나 있었나요?

데이터보다는 '이 정보를 어떻게 하면 타겟에게 시각적으로 잘 전달할까?'를 고민하는게 디자이너의 일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요구해요. 불과 1~2년 전만 해도 프로덕트 디자이너, UX/UI 디자이너 채용 공고에는 '데이터 경험 우대'정도였는데 요즘은 '필수'인 듯 노골적으로 쓰여 있어요. 왜일까요?


(TMI. 저는 오늘 날씨 조차도 일기 예보라는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고 하늘을 보고 우산을 챙길지 말지 결정하는데 회사 일에 데이터라뇨? ☔️)


이유는 시장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제품 운영 방식의 변화에 있습니다. 이게 변하니 이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바도 자연스럽게 변화한거죠.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투자 시장 분위기가 바뀜


스타트업과 투자는 뗄레야 뗄 수 없습니다. 왜냐면 혁신은 오래 걸리기 때문에 혁신을 이룰때까지 버티려면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2022년 전쟁과 같은 문제가 겹치면서 투자 시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어요. 점점 '투자 혹한기'라는 표현이 기사나 뉴스에 쓰이고 스타트업 씬에는 '투자 성공'보다는' 투자 실패' 소식이 더 많이 들려왔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회사가 인원을 축소하거나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도 이어졌어요.


투자 시장의 변화는 데이터 드리븐 UX가 스타트업의 생존과 직결되게 만들었다


투자금을 성장의 거름으로 쓰던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은 이제 돈을 쉽게 끌어오지 못하게 되면서 '성장'보다는 '효율과 성과 검증'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지금 적용하려는 또는 적용하고 있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실제로 우리 서비스/프로덕트의 성공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를 빠르게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투자금으로 제품 성장 시기를 버티는 초기 스타트업도, 이제 슬 수익을 내야 하는 중기 스타트업도 이 압박은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그게 디자이너의 데이터 읽는 역량과 무슨 상관이냐구요?




2. 서비스/제품 운영 방식도 자연스럽게 변함


이러한 압박은 서비스/제품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과거 스타트업의 성공 공식은 '실험 → 사용자 반응 확인'을 반복하며 시장의 반응을 보며 차근 차근 성장시켜가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이 때는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사용자를 모을 수 있는 기능과 그에 따른 디자인'이 중요했습니다.


받은 투자금은 더 많은 기능을 만들어줄 인력 투입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광고를 하는데 쓰였죠.


이제는 실험과 검증을 반복하기엔 너무 위험해...
다음 투자도 불투명한데 우린 이 돈으로 버텨야 해...
어떤 가치가, 어떤 기능이 우리 사용자를 정말로 붙잡아둘 수 있을까?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실험을 통한 시장 반응 확인'을 반복하기엔 돈 떨어가는 속도가 무섭습니다. 이제는 작은 기능 하나를 추가할 때도 "이게 전환율, 재방문율, 매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즉, 더 이상 "일단 만들고 반응 보자"가 아니라 데이터로 근거를 세운 뒤 최소한의 비용으로 검증하는 방식이 기본이 된 거죠.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 역시 데이터로 사용자의 문제를 파악하고 어떤 디자인이 성과를 낼지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된겁니다.


네? 아, 그 역할은 이미 PO 또는 PM이 하고 있었는데 왜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냐구요?




3. 디자이너의 UX 의사결정이 회사 생존과 직결됨


보통 데이터를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건 PM이나 PO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핵심 지표를 관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죠.


하지만 PM방향을 정한다 해도 그 방향을 구체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풀어내는 건 UX/UI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 그리고 이 사용자 경험이 곧 지표의 변화를 만들어요.


예를 들어 PM/PO가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를 '회원가입 전환율 올리기'로 세웠다고 쳐볼게요. 실제로 가입 화면의 플로우를 어떻게 설계할지, 버튼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어떤 카피를 보여줄지는 디자이너의 의사결정에 달려 있어요. 이 작은 차이가 이탈률을 10% 감소시킬수도 반대로 증가시킬수도 있어요. 이는 곧 '회원가입 전환율'과 직결되겠죠. 그리고 그 결과는 곧바로 매출과 투자 유치 가능성으로 이어져요.


즉, PM/PO가 큰 그림을 세운다 해도 디자이너가 데이터 기반으로 세밀한 UX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면 회사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디자이너가 의견을 낼 때 "제 생각에는..."이 아닌 "사용자들의 특징을 고려해본다면..."이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에요.


이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지표를 움직이고 회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활동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대체 서비스가 무수히 많은 환경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거 왜 이렇게 불편해? 그냥 다른거 써야겠다.


요즘의 사용자들은 조금이라도 편하고 직관적인 서비스를 선택하고 불편하면 곧바로 떠나버려요.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얼마나 많은 앱을 떠났는지 떠올려보세요)


따라서 UX/UI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데이터를 근거로 '어떤 경험이 사용자를 붙잡을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서비스는 빠르게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디자이너의 데이터 의사 기반 결정이 회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이제 UX/UI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채용 공고마다 '데이터 활용 능력'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디자이너가 데이터 없이 '감'에 의존해 결정하는게 회사 입장에서 너무 위험한 선택이 되어 버린 지금, 우리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데이터를 읽고 활용하는 능력'일꺼에요. (외면하고 싶어도 나의 취업과 직결되니 외면할 수 없어져죠.)


다음 글에서는 '그렇다면 회사에서는 디자이너가 그 역량을 발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뤄볼께요. 이 또한 할 이야기가 너무 많네요!




이 능력, 혼자 만들기 어렵나요? 그렇다면 란란클래스의 '데이터 읽는 디자이너 되기' 코스를 만나보세요.

란란클래스 공식 홈페이지

http://lanlancla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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