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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Mar 31. 2024

연극, 영화를 욕망하다 <그때, 변홍례>

김봄의 연극을 봄 / 맥주와 함께 공연을 즐기자!

<그때, 변홍례>

이토록 유쾌하고 즐겁고! 발랄한 연극이라니!


연극은 1931년 동아일보 사회면의 기사에서 출발한다. 사실을 기저에 두고 살해당한 변홍례라는 인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를 둘러싼 시대, 사회적인 배경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지각하게 만든다. (직접 보시길 강추)


무엇보다도 소극장의 무대가 무한대로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연극 <그때, 변홍례>!

무대, 특히 조명, 소품, 효과음의 활용이 멋졌다. 무성영화처럼 빛의 속성을 이용해 인물과 사건의 데포르메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볼거리 찬란한 연극이었다. 영화를 욕망하고 있기에, 다채롭게 활용되는 조명의 쓰임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미장센과 몽타주를 생각하고 본다 해도 영화의 실황을 마주하고 있다 생각해도 될 만큼, 스펙터클 하다. 무성영화가 재연되는 것처럼, 배우의 연기와 목소리가 분리되는 것도 재미 포인트. 무대 중심으로 나온 배우의 목소리는 무대 밖, 마이크 앞에 선 다른 배우의 목소리로 대체된다. 그래서, 배역과 목소리가 고정되지 않고 매 번 변하는데, 그런 톤의 변화도 재미를 더한다.

이러한 여러 장치들 때문에 관객들은 무대 밖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와 효과음을 내기 위한 행위들을 보며, 마치 극중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무대와 무대 밖의 배우들을 통해 관객에게 연극적 약속을 넉살 좋게 이해시키는 점 또한 추천 포인트!

이런 것들이 연극 전체를 관통하고 있기에, 오늘의 연극은 내러티브를 재현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실험, 특히 무대라는 개념을 어떻게 더 확장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시도들이라는 것을 다시금 새기게 되는 것이다. 또, 맥주를 마시며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연극이라, 재미는 배가된다.


관객도 목소리를 보태 ‘연극하기’를 실행할 수 있고, 즐기는 동시에 참여하게 되는 연극이었다. 관객들의 연희장이 된 객석에서 쉼 없이 터져 나온 탄성! 시대에 발맞춘 ‘오늘의 연극’에 보내는 격한 공감이었다.


아! 벌써 또 보고 싶어 진다.



#하땅새

#그때변홍례

#작_어단비

#연출_윤시중

#하땅새극장

#절찬상연중

#맥주도마실수있어

#팝콘도줘

#즐기는공연

#김봄의연극을봄

사진 찍을 타임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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