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병원에 산다.
아버지 면회하는 날
아버지는 손 여사도, 나도, 편육스님도 다 알아보았다. 결혼식 사진도 보여주고 신혼여행 사진도 보여줬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새 책을 보여줬다. 당신에게 바치는 헌사도 읽어주고 에필로그도, 홍준표 시장 에피소드도 읽어주었다. 읽으면서 난 또 눈물바람이었지만, 아버지는 잔잔히 듣고만 있었다. 내가 글을 쓰며 사는 걸 누구보다도 좋아하셨던 아버지. 기운이 펄펄 솟아 번쩍 일어나져랏! 속으로 외치고 외치고.
아버지한테 이래놓고 손 여사에게는 덤덤할 수 없어서 ‘사랑하는 엄마’라는 말을 해버렸다. 나름 공평해야 하니까. 쿨한 손 여사는 내가 그러거나 말 거나,
책은 좀 팔려?
한다.
우파 어머니시여! 들불처럼 우파를 모아 책을 좀 읽히소서.
빳빳한 신권으로 용돈을 건네받은 손 여사, 속주머니에 깊숙이 찔러놓고 데려다준다고 해도 한사코 지하철을 타고 간단다.
이게 손 여사지.
밥 잘 챙겨 먹고!
보통 이런 얘기 엄마가 하지 않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