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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 Aug 13. 2020

'오늘을 살자!', 뮤지컬 <렌트>

2년 차 뮤지컬 덕후가 강력 추천합니다.


뮤지컬 관극을 취미로 가진 지 1년 반 만에 '인생 뮤지컬'을 만났다. 마지막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렌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전까지의 관극에서는 서사와 무대 연출에 중점을 두었지만 <렌트>만큼은 오로지 넘버와 넘버가 담고 있는 인물들의 삶에 집중하며 감상했다.


뮤지컬 <렌트>는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는 동성애, AIDS,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드러내어 록, R&B,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완성하였다. (출처 : 신시컴퍼니)


<렌트>의 가장 큰 매력은 인물들의 '당돌함'에서 나온다. 스트립퍼 미미는 에이즈 환자이지만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망설이지 않고 유혹한다. 행위 예술가 모린은 자신을 통제하려는 연인 조앤에게 '날 받아들이지 않을 거면 떠나!'라고 선언한다. 이스트 빌리지에 사는 청년들은 당장 집세 낼 돈도 없는 처지이지만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당돌하지 못한 대부분의 젊은이들, 젊음을 그리워하는 이들 모두에게 <렌트>는 어마 무시한 자유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넘버는 단연 'Take me or leave me'이다. 연인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가창력이 인상적이다.


https://youtu.be/5 WdwtkaTt_U

모린&조앤의 'take me or leave me'


빈부격차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뻔하지만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하다. 자신들을 내쫓는 집주인에게 저항하는 공연을 하는 모습, MIT를 나오든 하버드를 다니든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등을 통해 빈부격차 문제를 다소 직설적으로 풍자한다.


https://youtu.be/4 xjm6 qt_LnA

실제 무대를 영상으로 담은 'La vie boheme', 실제로 보면 전해지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하지만 절대 보헤미안의 삶을 멈추지 않는다. 관습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아나간다. 'LA VIE BOHEME' 은 뮤지컬 <렌트>의 주제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넘버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 필자는 이 넘버를 다시 듣기 위해 또 한 번의 공연을 예매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w_RNchAsk

영화 렌트 중 'no day but today'


"오늘을 살자!"


뮤지컬 <렌트>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자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한다. 결핍된 것에 집착하며 과거를 돌아보지도 말고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지도 말 것! 현존하며 감사할 것! (는 스스로에게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https://youtu.be/eTjc1 vwdGFQ

가장 유명한 넘버인 'seasons of  love', 이 넘버를 듣기 위해 첫 관람을 했다.
52만 5600분의 귀한 시간들, 어떻게 재요 일 년의 시간. 날짜로 계절로 매일 밤 마신 커피로 만남과 이별의 시간들로



1년을 재는 방법은 다양하다. 'Seasons of love'의 가사대로 날짜로도 잴 수 있으며, 만남과 이별의 시간으로도 잴 수 있다. 2021년이 되면 나는 2020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직장에서 3년 차였지"


"겨울에는 여행을 다녀왔고"


"봄에는 이별을 했고"


"여름에는 비가 많이 왔었지"


...


1년의 시간을 기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렌트>를 보면 내게 주어진 1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그전에 오늘 주어진 1440분의 시간을 의미 있게 여긴다면 어떨까. 나 자신이 '오늘의 나'에게 충실한지 생각해 보게끔 하는 뮤지컬 <렌트>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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