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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해리별
Dec 17. 2024
[스타트업] #2. 생활 밀착 아이디어의 함정
입사
동기 한 명이 있다.
늘 무언가 사부작대고 있는데 그것에서 순수한 재미를 느끼는듯한 동족... 그녀와 나는 다섯 살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점으로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사 공문에서 <공모전>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그녀는 연말 들어 내게 사내벤처 공모전에 함께 하자는 권유를 해왔다.
작년에 2차에서 탈락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다.
남편의 반대로
전문직 시험을 보지 못한다는 상실감에 방황하고 있던 나는 별생각 없이 그녀의 제안에 수긍했고, 그렇게 사건은 시작되었다.
부담은 없었다.
겨우 2인 팀이긴 하지만
그녀가 팀장을 맡겠다고 했고, 아이템 역시 그녀의 머릿속에 있던 것이었다.
나는 충실한 보조자로 같이 PPT작성이나 한 뒤 공모전 당선이 되면 상금을, 탈락이 되면 우정을 나눌 심산이었다.
그녀의 아이템은 생활밀착형으로, 육아와 경력단절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 당장, 엄마의 삶을 살며 가장 불편한 것.
불편함엔 공감했지
만, 돈이 벌릴 아이템인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난 충실한 보조자를 맡기로 했으니, 그녀의 의견에 따라 로직을 구성한 뒤 딱 1가지만 관여하기로 했다.
자기소개.
아이디어가 고만고만하다면 사람을 보고 뽑을 것이란 생각은 단순한 촉이 아니라, 유튜브로 쓸데없이 스타트업 피칭을 보곤 했던 기억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긴 수식어가 붙은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보내주며 소개란은 각자 작성하자는 동기의 제안에, 나는 옳커니 (다들 이렇게 쓰겠구나) 하며 아주 간결한 소개를 작성했다.
ㅇㅇ대학교. XXX전공.
ooooo 자격증 보유.
xxx 근무.
"진짜 이렇게 낸다고?"
"응. 이렇게만 쓸게."
대기업일수록 정량적 스펙은 타파해야 할 것이지만, 스타트업은 오히려 반대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냉정한 시선에서 볼 때
시스템도 없고, 검증되지도 않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건 사회적으로 재단되는 스펙일 수 있으니.
그렇게 우리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서류
합격자 발표 뒤에 이어지는 인터뷰 심사 전, 스타트업 AC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함께하는 ZOOM 미팅이 이루어졌다.
각자의 아이디어에 대해 얘기하면 AC 가 의견을 주는 시간이었다.
팀장인 그녀가 대표로 우리의 워킹맘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이야기했고,
AC는 조심스럽지만 솔직한 답을 주었다.
"그 서비스를 잘하실 것 같은데요... 문제는 그걸 살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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