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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니보이 Oct 06. 2024

보문호수

   보문호수     


   허리춤 자식 눈망울 언제부턴가 코앞에서 웃고

   흰 머리칼 몇 개 어깨 자락 너풀댄다     


   가물가물 봄날 두 손가락 부여잡고 호숫가 뛰던 녀석

   서른아빠 까만머리 분홍 벚꽃 털어내고 깔깔 웃음 피웠다     


   스무해 너머너머 

   거뭇거뭇 콧수염 슥슥 깎아내린

   푸른 푸릇 젊은 아들 돌아서 돌아간다     


   쉰 지나 머뭇머뭇 느릿느릿 

   더딘걸음 멈춰 보니 

   흐린 흐릿 어린 녀석 멀어져 

   멀어진다     


   분홍 벚꽃 보문호 툭툭 떨구고 가을 빗방울 흰머리 훑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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