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보문호수
허리춤 자식 눈망울 언제부턴가 코앞에서 웃고
흰 머리칼 몇 개 어깨 자락 너풀댄다
가물가물 봄날 두 손가락 부여잡고 호숫가 뛰던 녀석
서른아빠 까만머리 분홍 벚꽃 털어내고 깔깔 웃음 피웠다
스무해 너머너머
거뭇거뭇 콧수염 슥슥 깎아내린
푸른 푸릇 젊은 아들 돌아서 돌아간다
쉰 지나 머뭇머뭇 느릿느릿
더딘걸음 멈춰 보니
흐린 흐릿 어린 녀석 멀어져
멀어진다
분홍 벚꽃 보문호 툭툭 떨구고 가을 빗방울 흰머리 훑고 간다
예술과 삶, 글쓰기를 사랑하는 섬마을 소아신경과 의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