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보현 Jan 28. 2021

what happened to 책방노랑 9,10

책벌레와 책방지기 사이

책벌레와 책방지기 사이

어제는 6권을 팔았다. 오늘은 눈이 내린다. 그리고 쌓여 간다. 오늘은 손님이 앉는 소파에 앉아 본다. 손님을 위해 비워둔 소파에 오늘은 내가 앉아본다는 건 마음을 조금 비웠다는 뜻.

어제는 책방에서 쇼팽의 발라드 1번을 연속 재생으로 틀어놓고 <다시, 피아노>와 <감정의 혼란> 그리고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를 읽었다. 생각했던 것처럼 마음이 조급하지 않았다. 아홉 번째 문을 열었고 가장 책을 적게 판 날이지만, 한편으론 여유를 찾았다. 구석구석 먼지도 치우고, 잠시 앉아서 책도 읽고 책 리뷰도 쓰고.

 오늘도 잔뜩 쌓아둔 책 리스트 중에 세 권을 골랐다. 오늘도 거뜬히 다 읽어낼 거다. 마음이 또 여유롭다. 놀랍다.

 나는 책벌레에 가까운 게 아닐까. 책방지기라면 조급했을 시간을 책벌레에게는 환상의 시간이니 말이다. 책을 좋아하면서 책을 파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딜레마에 빠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어제  오늘은 책벌레인 내가 싫지 않다. 아니, 좋다!

작가의 이전글 what happened to 책방노랑6,7,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