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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현 Jan 30. 2021

what happened to 책방노랑 11,12

오늘도 울다니 나는 책방지기 자격이 없다

토요일이다. 지난 토요일은 첫 토요일이라.. 그래 오픈빨이라는게 있어서 제법 책을 팔았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며 지난 토요일을 생각했고 지난 밤에 꾼 꿈 해몽을 찾아보니 길몽이라길래 괜히 들뜨며 책방 문을 열었다.

 지금 오후 1시 40분이 지나가고 있고, 손님은 한 분이 오셨다 가셨다. 평일에 한가롭게 책 읽는 책방지기는 낭만적이지만, 주말에 책 읽는 책방지기는 뭔가 서글프다.

 그래 고작 2주째다. 버티는 일이 동네책방 책방지기 일이다. 버티려면 죽어라 읽어내야 한다. 오전엔 <자기 결정>을 읽고 또 코멘트도 달았다. 지금은 김이듬 시인의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를 읽는다. 동네책방을 운영하며 겪는 일을 쓴 산문집이다. 책방 오픈한 지 13개월째가 되던 달에 그녀는 과감히 월세를 내지 않았다 했다. 사실, 집주인 부부에게 구구절절 월세를 깎아달라도 했고, 그런 그녀에게 집주인 부부도 찾아와 그럴 수 없음을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떠났다. 얼마 뒤에 집주인 부부는 한 달만 월세를 보내지 말라고 했다. 그녀가 울었고 나도 울었다. 꺼이꺼이.

 책방지기에게 가장 힘든 경제적 걸림돌은 바로 임대료. 나도 버텨낼 수 있을까. 아직 손님 한 분밖에 오지 않은 책방에 앉아 울다 멍 때리다....
또 글을 쓴다. 하소연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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