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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디자이너는 무엇을 디자인하는가? - 2편

From Experience to Emotion

by Rightbrain Lab

지난 글에서 우리는 AI 시대의 새로운 디자인 영역, 즉 ‘보이지 않는 경험’을 어떻게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2편에서는 그 연장선에서, AI와 사용자의 관계를 더 깊고 신뢰감 있게 만드는 디자인 포인트들을 이야기하려고 해요.




4.Feedback & Error Handling (피드백과 오류 대응)


AI는 완벽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실수가 아니라 그 실수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예요
같은 ‘오류’라도 표현 방식에 따라 사용자 경험이 크게 달라집니다.



대화 안에서 오류 대응 : 대화 안에서 “죄송합니다,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처럼 오류를 대응하면 대화의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 오류를 인지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쉽게 지나칠 수 있고 유도력이 약하죠.

→ 이 방식은 가벼운 오류나 맥락 혼선에 적합합니다 (예: 발화 인식 실패, 문맥 오해 등)

- 버튼으로 재시도를 유도할 때 : “다시 시도하기” 버튼을 띄우면 즉각적인 인지를 돕지만 대화의 리듬이 깨집니다.

→ 이 방식은 사용자가 즉시 액션을 취해야 하는 오류에 효과적이겠죠. (예: 응답 실패, 검색 결과 없음 등)

- 시각적 경고(컬러 강조)를 사용할 때 : 빨간색이나 경고 아이콘은 강한 시선을 끌지만 대화중 불필요한 긴장감을 줄 수 있습니다.

→ 이런 시각적 강조는 시스템 수준의 문제(예: 네트워크 오류, 연결 끊김) 일 때만 쓰는 것이 좋습니다.
AI의 실수는 ‘경고’가 아니라 ‘이해의 부족’으로 다뤄져야 하니까요


Insight


피드백 디자인은 단순히 오류를 알리는 수단이 아니라 AI가 얼마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지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OTT나 TV 환경에서는
가벼운 오류 → 대화 흐름을 유지하며 대화 내에 자연스럽게 노출
시스템 오류 → 명확한 컬러 대비와 버튼 강조를 통해 빠른 복귀를 유도하는 식으로 상황별 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5.Transparency (투명성 & 신뢰성)


AI의 답변에 의심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용자는 AI가 내놓은 그 답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로딩 피드백 : 단순 스피너는 ‘멈춤’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서비스마다 로딩 피드백에 이유를 담습니다.

- ChatGPT는 “웹에서 찾는 중”이라는 문구로 탐색 단계를 보여줍니다.

- Gemini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생각 중이에요” 문구를 번갈아 노출해 AI의 인지적 과정을 시각화하죠

- Wrtn은 “부드러운 어조로 방향 설정 중” “객관적으로 답변하기”등 사용자의 성향을 고려해 개인화된 사고 과정 표시합니다



출처 라벨 표시 : AI의 신뢰는 근거에서 옵니다.

- Copilot은 본문 밀도를 낮추기 위해 숫자 라벨을 본문에 두고, 하단에 출처를 일괄 정리해 제공하고 있어요.


- ChatGPT는 텍스트 내에 하이퍼링크를 삽입하여 즉시 참조가 가능하도록 구성하고 있어요


- Perplexity는 상단에 출처 파비콘을 배치하여 시각적으로 간결하면서도 신뢰감을 주고 있어요.


Insight

신뢰성은 서비스의 분위기나 말투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근거와 출처의 ‘표현 방식’에서 시작됩니다.



OTT/TV 환경에서는 무조건적으로 단계적 로딩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정보 근거가 중요한 질문엔 단계형 로딩으로, 단순 명령은 빠른 피드백등 상황에 맞게 줄 수 있겠죠

출처의 경우에도 TV와 모바일 간에 차이점을 둘 수 있습니다. TV에서는 라벨 또는 파비콘으로 간단하게 출처를 표시하고 자세한 출처는 모바일 컴패니언 앱에서 보게 유도할 수 있어요.
모바일 또한 콘텐츠 서비스라는 특성상 출처는 간결하게 표현하고 출처 전문 보기 드로어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죠



6. Multi-modality (멀티 모달 경험)


멀티 모달 UX는 단순히 텍스트·음성·이미지를 함께 쓴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핵심은 어떤 정보(질문 유형)에 어떤 표현(대화형 / 카드형 / 풀뷰)을 쓰는지가 규칙화되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텍스트형 UI : 빠르고 명확하지만 시각적 집중도가 약해 보여요
→ 적합 상황: 간단 Q&A, 빠른 텍스트 응답, 튜토리얼 제안



카드형 UI의 한계 : 정돈되어 보이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의 정보를 담기 어렵습니다.
→ 적합 상황: 콘텐츠 탐색(영화/시리즈/인물), 추천·비교 인터랙션

멀티모달 인터랙션 카드시스템 : 콘텐츠 결과물일 경우 큰 썸네일 카드로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콘텐츠가 단편이 아닌 시리즈일 경우 썸네일의 크기가 줄어든 리스트 형태로 제공하면 정보를 보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단순 지식형 응답의 경우엔 요약된 텍스트로 제공할 수 있죠
정보 위계와 시선 흐름
텍스트형, 카드형 모두 피로감 없이 정보를 이해시키도록 하기 위해선 위계를 나누는 것이 중요해요
제목 → 핵심 정보 → 콘텐츠 → 선제안식으로 정보를 나누고 정보의 텍스트 크기, 컬러 밸런스, 여백을 지정해 주어 정보의 집중도를 높이면서도 브랜드 톤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보는 사람이 정보를 이해하기 쉬워요


Insight
멀티모달 경험은 단순히 여러 형태의 입력 방식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보여주는 방식’을 조율하는 디자인 언어예요.



TV·모바일은 같은 언어(심벌/색/모션)를 공유하되 표현 밀도는 디바이스 별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일한 카드라도 TV에서는 핵심 1가지만, 모바일에선 확장 가능한 정보까지 담아내는 식으로요.




AI 시대에 디자이너는 ‘인간적 연결’을 설계합니다.


AI 시대에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 답이 ‘인간과 기술 사이의 연결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우리는 더 이상 화면을 예쁘게 꾸미는 사람에 머물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AI의 기능을 사용자 관점에서 해석하고,
그 안에서 친근함과 신뢰감을 어떻게 느끼게 할지 고민해야 하죠.



색상, 아이콘, 애니메이션 같은 시각 언어는 사용자와 AI를 이어주는 감정적 다리이고,
그 연결을 따뜻하게 만드는 건 디자이너의 몫입니다.



AI가 세상을 바꾼다면 디자이너는 그 안에서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존재로 진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바로 AI 시대의 디자이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라이트브레인 가치디자인그룹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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