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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Mar 03. 2023

사진을 보다가

#우리였다는 것

사진을 보다가

(한 장의 사진)


서로는 서로의 주제가 되어 

바라본다 

담아본다

한 장의 사진 

그 속에 남은 수천의 이야기들은

밀려오는 파도처럼

떠나가는 구름처럼

오고 간다 

왔다 다시 간다 


안녕이란 말로 시작한 

안녕이란 말로 돌아선

그대, 나. 우리. 

불러본다

소리 없이

한 장의 사진

그 속에 남은 수많은 이야기들은

다시 부는 바람처럼

잠 못 이룰 소녀처럼

오고 간다

왔다 다시 간다 


사진 속 그대들이

오고 간다

추억 속 그대들이

왔다 다시 간다 


안녕에서 다시 안녕으로 / 트빌리시 공항  




이별에 익숙해진다는 건

내겐 아직 요원한 일인가 보다 

추억에 익숙해진다 건

아직 버리지 못한 습관인가 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싶은

더 많이 던져두고 싶은

3월. 


봄 꽃 흔들리듯 

살짝 뜨인 마음

향기라도 흘러가겠지

그 어딘가 우리라 희미하게 써둔, 

글 없는 편지로 종이비행기 날리듯

먼 그대들에게 힘껏 던져보는 밤. 


소녀보다 더 소녀들 같았던 그대들 / 보드베 수도원, 조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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