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였다는 것
(한 장의 사진)
서로는 서로의 주제가 되어
바라본다
담아본다
한 장의 사진
그 속에 남은 수천의 이야기들은
밀려오는 파도처럼
떠나가는 구름처럼
오고 간다
왔다 다시 간다
안녕이란 말로 시작한
안녕이란 말로 돌아선
그대, 나. 우리.
불러본다
소리 없이
한 장의 사진
그 속에 남은 수많은 이야기들은
다시 부는 바람처럼
잠 못 이룰 소녀처럼
오고 간다
왔다 다시 간다
사진 속 그대들이
오고 간다
추억 속 그대들이
왔다 다시 간다
이별에 익숙해진다는 건
내겐 아직 요원한 일인가 보다
추억에 익숙해진다 건
아직 버리지 못한 습관인가 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싶은
더 많이 던져두고 싶은
3월.
봄 꽃 흔들리듯
살짝 뜨인 마음
향기라도 흘러가겠지
그 어딘가 우리라 희미하게 써둔,
글 없는 편지로 종이비행기 날리듯
먼 그대들에게 힘껏 던져보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