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누아를 좋아한 건 처음 와인에 대해 배울 때부터였다. 지난 9월 4일을 기리며 오늘 쌍뜨네 지방의 루이라뚜르 피노누아를 땄다.
꼴꼴꼴꼴
따르는 와인잔이 피색으로 뒤덮인다, 아니 피보다는 많이 옅다. 나는 피가 무섭다. 오늘 병원에서 피를 뽑을 때 눈을 하도 질끈 감아 간호사가 걱정을 다 해주었다. 피색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와인은 빛깔이 아름답게 보인다. 특히 피노누아는.
색도 옅지만 맛에서도 말린 장미 느낌이 난다. 포도가 아니라 붉은 장미를 잘 말린 뒤 빻아서 만든 술 같다. 그래서 피노누아를 마시면 활짝 핀 꽃이 생각난다. 포도로 만든 꽃의 절정. 그게 내가 피노누아를 사랑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