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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타우트 Apr 05. 2021

나와 나의 영화

끝내고 싶지만 끝낼 수 없는 나의 영화


    영화를 보는 나를 보고, 영화를 만드는 내가 꿈이 되었고, 그 꿈을 쫓아가다 보니 어느새 내 삶은 영화가 되었다. 아쉽게도, 그 누구도 보고 즐거워하지 않을.

    영화도 어느 시점에서는 끝이 나는데, 내 영화는 끝이 나지를 않는다. 영화였더라면 내가 힘들어 주저앉았을 때 그 씬은 재미없으니 컷이 되고 다음 씬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내 영화의 연출자인 조물주는 대관절 왜 이리도 이 지리멸렬한 컷을 오래 보여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연출 의도이다.

    이젠 이 영화를 추출해서 상영해야 할 것 같은데. 지옥에서 상영할까 싶어 영화를 끝내지를 못하고 있다.

    영화 편집을 위해 편집자를 만나게 되면 현장에서의 실수, 시나리오의 결점, 러닝타임에 맞지 않는 이야기의 스케일  영화의 모든 문제점들이 드러나곤 하는데,  영화가 끝난  이후 조물주의 피드백을 받을 그곳이 혹여 지옥이 아닐까, 혹여나 그럴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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