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취지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컨셉은 우리 말에서 가장 비슷한 단어를 찾아보자면 개념이나 관념이라는 기계적인 번역보다는 '취지'라는 단어로 의역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때가 많다. 특히 새로운 비지니스를 창업할 때에 철학, 미션, 비전과 같은 단어들보다 더 친숙하고 진정성있게 느껴진다.
도시 한가운데서 농산물과 농산 가공품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시장이 열린다. [마르쉐]라는 농부시장인데, 이 새로운 플랫폼의 기획 주체가 밝히는 그들의 컨셉은 이렇다.
마르쉐 - 농부시장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것들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이 작은 시장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부터 조금 더 즐거운 새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마르쉐에 참여하는 생산자 혹은 크리에이터들은 단순히 농산물이나 공예품과 같은 어떤 유형의 대상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가 어떠한 생각과 원칙을 가지고 어디서 어떻게 키우거나 만들었는지 무엇을 지향하는 지 찾아 온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마르쉐에서는 어떤 물건이 아니라 어떤 의미와 가치를 산다. 아니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마르쉐의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이다. 마르쉐는 거래가 일어나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를 나누는 생산자와 소비자, 생산자와 생산자, 그리고 소비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이자 플랫폼이다.
요즘 강의할 기회가 생기면 강의 중에 꼭 빼먹지 않고 하는 질문이 있다.
"마켓컬리의 컨셉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백이면 백 '새벽배송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요즘엔 마켓컬리 말고도 새벽배송을 하는 곳이 많아지지 않았나요? 라고 반문하면 갸우뚱하다가 이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마켓컬리의 컨셉은 마켓컬리의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인터뷰나 마켓컬리 사이트에 올려 둔 브랜드 스토리를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내용에는 창업 초기 킬러 서비스였던 샛별배송이나핵심 경쟁력이었던 큐레이션 컨텐츠 그리고 '내일의 장보기'라는 간결한 슬로건만으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뭐 거창한 목표나 멋진 말로 포장되어 있지도 않다. 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듯 차분하고 담백하게 우리가 왜 컬리를 만들게 되었는지, 어떤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나도 당신도 이런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소비자라면 컬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바로 이게 진정성이고 컨셉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처럼
'컨셉이 명확하면 해야할 일도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