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_JINZAKA_그림일기장
2024년 10월15일 화요일 / 날씨: 흐림
제 목: 그래서 느낌을 얻고 싶은 거야? 얻게 해주고 싶은 거야?
20대 때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어느 작가의 작품을 접했을 때의 그 경이로움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오묘한 푸른색으로 가득한 큰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이었는데, 보고 있으면 심해 속에 빠져있는 듯한
너무나도 묘한 느낌이 들어 나는 한참을 그 작품 앞에서 우두커니 서있었다.
잊지 못할 이 경험을 다시 느끼고 싶어 여러 전시들을 기웃거렸지만 그런 느낌을 아직 느껴보지 못했다.
작가의 이름을 메모해두었는데 11번의 이사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네로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몇몇 SNS 업로드용 세트장처럼 느껴지는 갤러리,
그리고 그 안에 소모품인 듯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며 생각한다.
누군가의 작품을 통해 이전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