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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화 Jun 03. 2024

브런치 발행 1년

나에게도 1주년이 찾아왔다.

작년(2023) 6월 4일 처음 글을 발행하고 오늘이 딱 365일째다.

블로그는 4년 차라 1383개의 글이 쌓였고 브런치는 32개의 글이 모였다. 블로그 포스팅에 익숙해져 브런치 발행은 자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한편씩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고 정성을 다하고 있다.

브런치는 심사를 거쳐 합격해야만 발행할 수 있기에 글쓰기 수련에 도움이 되고자 도전을 했고 지금도 순간순간이 그렇다. 그래서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합격해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날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다.

잘 쓰고 못쓰고를 떠나 내가 쓴 기록이라서 한편 한편이 모두 보물이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그래서 점심을 일찍 먹고 쉬면서 브런치 생활 1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팀 회식이 있었고 주말에는 오빠네 집들이가 있어 친정부모님을 모시고 1박 2일로 오빠네 집에 갔다 왔더니 출근해서도 피곤했다. 평소에는 밤도 못 새우는데 오랜만에 모여서 야식도 먹고 얘기하느라 아침이 가까이 오는 줄도 몰랐다.

피로도 풀어야 하니 점심시간이 딱이었다.

혼도시락이지만 간단하지도 결코 가볍지도 않았다. 어제 친정엄마가 싸주신 밑반찬 덕분에 정말 알차게 먹었다.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적겨자쌈채소와 쌈장, 고춧잎 무침, 머위대볶음, 멸치볶음, 알타리 김치

엄마가 손수 만드신 도가니탕까지.

이런 도가니를 어디 가서 먹어. 울 엄마니까 하시지.

엄마는 요즘 사람들이 식당에서나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어렸을 때부터 손수 다 만들어 주셨다.

시간도 아주 오래 걸리고 보통 정성 갖고는 만들기 어려운 도가니탕을 우리 식구들은 몸보신용으로 종종 먹었다. 어떤 음식이든 가리는 거 없이 먹을 수 있는 건 100% 엄마 덕분이다.


적겨자잎으로 싼 쌈이 정말 기막히게 맛있었다.

코가 뻥 뚫리도록 톡 쏘는 매운맛이 나는 좋다.

삼겹살 먹을 때도 상추 한 장, 적겨자잎 한 장 겹쳐서 싸면 맛이 훨씬 더 좋다.


아쉬움이 1도 없이 배부르게 아주 잘 먹었다.


그리고,

편하게 다리를 펴고 반쯤 누웠다.

살랑살랑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해서 잠이 솔솔 왔다. 10분 정도 잤는데 깊게 잤다. 낮잠만 한 보약도 없는 듯.

몽롱했던 머릿속이 다시 또렷해지고 맑아졌다.




많지는 않으나 1년 동안 발행한 32개의 글 중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글은 없다. 진심이다. 추억의 앨범처럼 한편씩 펼쳐보는데 시간이 지났어도 당시의 내 마음이 그대로 읽혀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글이 내 마음을 아주 잘 붙들고 있었다.


지금처럼 진정성 있고 진솔하게 쭉 쓰다 보면 2주년, 3주년, 4주년, 그 후에도 쌓여가는만큼 훨씬 더 벅차겠지?


밥도 먹고 10분 정도 낮잠도 자고 브런치 1년도 쓱 훑어볼 수 있었던 나만의 시간이 참 좋았다. 앞으로만 달리지 않고 잠시 멈추어 생각에 잠겼던 잠시잠깐이 힐링이 되었다. 에너지 100%. 이제 2주년을 향해 달릴 준비가 되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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