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얻으려면 들풀을 뜯어먹어야 한다
대학교 3학년이 되고 나서, 주변의 대부분의 지인들이 취업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나 취업에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성격 때문인지, 애초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무언가에 대해 열정을 쏟지 않았다.
머릿속엔 온통 아래와 같은 생각이 가득 찼다.
“왜 남을 위해 일해야 하는가”
“남이 만든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교육사업을 한번 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미니 스터디로 시작했다.
그때 당시 학과 연구실에 학부연구생으로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실험 과제를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풀어내는 연구를 하고 계셨다.
자연스럽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파이썬’이라고 부르는 언어를 공부했다.
사회적으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들은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시기는 아니었으나,
IT 관련 세미나 또는 경제 관련 세미나에 참여하면, 사람들이 어느 정도 관심 있게 보는 주제였다.
거기서 얘기하는 대부분의 주제도 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있던 ‘파이썬’이라는 언어와 겹쳤다.
그래서 ‘파이썬’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면서 미니스터디를 진행해보기로 했다.
주변에 도움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았기에, 다른 IT 분야의 스터디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찾아보았다.
엉성했지만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사람을 모으기 위해, 여러 사이트에 스터디를 홍보하는 홍보 템플릿도 PPT로 직접 제작했다.
여러 모임을 열어 사람들을 모으는 사이트로 시작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도 홍보를 시작했다.
맨 처음엔 학생 4명이 왔다.
장소도 스터디룸을 대관하여 2시간씩 4회를 기준으로 ‘파이썬’ 스터디를 열어 스터디를 진행했다.
중간에 실무자들이 참여하면서, 준비한 수업내용 외 더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에 ‘데이터 분석’이라는 주제를 더해 커리큘럼을 다시 구성했다.
그렇게 거의 1년 동안 ‘파이썬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이라는 수업을 여러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차츰 사람들은 늘어났지만, 수익은 일절 없었다.
홍보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과 장소 대관비만 해도, 사람들이 낸 스터디 비용을 모두 사용했다.
1년 동안 수업을 진행하며, 주변에서는 ‘취업준비를 계속하는 게 어떻겠냐’,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힘들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러나 주변과 다른 사람들이 모두 따라가는 길에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
일단 강의하는 것도 재밌었고, 강의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나의 가치를 올리는 일이라 확신했기 때문에,
수익 없는 ‘데이터분석 강의’를 계속 진행했다.
이는 시스템을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