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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터 스테이션 Jan 15. 2023

0-2. 불만족

안주하려는 오만함과 맞서기 위해

 7년 전쯤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 있었던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해보고자 한다.

처음에 가장 힘든 것은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IT 관련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참가해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영역이 같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거기서 유독 “파이썬”이라는 프로그래밍이 자주 언급되었다.

그래서 ‘파이썬’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하여 데이터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내용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해 보자고 생각했다.  


처음 프로그래밍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을 땐, 다른 프로그래밍 기초 강의와 별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강의로는 절대 현장에서 나오는 데이터로 인사이트를 찾을 수 없었다.

강의가 뭔가 기업과 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길 바랐고, 커리큘럼을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새로 구성한 교육이 단순히 기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닌, 인사이트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가 되기를 원했다.


관련 공부를 하기 위해서 여러 학원이나 교육기관을 찾아봤지만, 대부분 통계면 통계, 프로그래밍이면 프로그래밍만 알려 줄 뿐이었다.

실무자들이 필요할만한 “프로그래밍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을 알려주는 곳은 없었다.

다행히 “파이썬”프로그래밍언어는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에 비해 쉬웠어서, 프로그래밍은 독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여러 통계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공부하고 있는 “파이썬”이라는 언어와 결합하려 했다.

통계 관련한 대부분의 교육은 프로그래밍언어가 아닌, 사용하기 쉬운 엑셀이나 SPSS, SAS, JMP와 같은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통계 수업을 쭉 듣고 나서, 통계 프로그램에서 구현되는 여러 통계적인 연산과 기능을 “파이썬”이라는 언어로 다 바꾸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기업에서 데이터 분석을 풀어내는 방법을 가져와, 그 절차를 따라 프로그래밍 언어를 수행하는 형식으로 커리큘럼을 재구성했다.


각 업종과 부서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데이터 분석 영역에서는 기본적으로 통계, 프로그래밍, 비즈니스 세 가지 역량을 중요하게 여긴다.

여러 통계관련한 강의를 들으며, 재 구성한 커리큘럼은 통계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융합한 형태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부분이 부족했다.

데이터도 현장에서 나온 실제데이터가 아닌 교육용 예제 데이터들 밖에 없었기에, 새로 만든 강의로는 실무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데이터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공개하겠는가?

현장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에 가까웠고, 현장의 데이터를 찾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실무자들 대상의 세미나도 열어보고, 주변 지인이나 다른 통계 관련 분야 강사들에게 요청도 해보았지만, 데이터를 확보하기 힘들었다.

설령 데이터를 받는다 해도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없어, 별다른 인사이트를 찾을 수 없었다.

끝내 시도한 방법은 내가 직접 기업의 의뢰를 받아 기업 데이터로  컨설팅을 수행해 보는 것이었다.


컨설팅을 수행하면, 기업에 다니는 실무자가 자신들의 데이터를 더 자세히 알려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실무자가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얻고자 하는 인사이트를 말해주면, 내가 앞서 배운 통계와 프로그래밍으로 그것을 풀어내 갔다.

그리고 컨설팅이 끝나고서 데이터의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교육 목적으로 사용해도 괜찮냐고 동의를 구했다.

그렇게 얻어낸 데이터들을 강의에 실습 예제로 넣기 시작해, 원하는 방향으로 강의 커리큘럼이 구성되었다.

현장의 데이터를 직접 처리해 보면서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기에, 다른 프로그래밍 강의, 통계 강의들과 차별화되었다.

이제 이 교육을 잘 홍보하는 일만 남았다!


만약 처음 만든 프로그래밍 언어 강의 커리큘럼에 만족했다면, 지금의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컨설팅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고, 현장의 니즈와 데이터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기업에 있는 실무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유의미한 교육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 않고,

지금 가지고 있던 교육 커리큘럼에 만족하지 않았기에 얻어낸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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