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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Apr 25. 2024

크리스천의 감사일기는 뭐가 다를까?

감사의 대상을 생각하다

언제부터인가 감사일기 쓰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감사일기를 습관화하며 만족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감사일기 어플까지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이 정도면 참 꾸준한 열풍이다. 



감사일기란, 일기의 변형 중 하나로 이름 그대로 감사를 쓰는 일기이다.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오프라 윈프리로, 매번 하루 동안 일어난 일중 감사한 다섯 가지를 일기에 적는 일을 10년간 반복해 왔고 이를 통해 성공한 것이 알려지면서 감사 일기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출처: 나무위키-


감사일기의 효능이나 효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치료법으로도 권장되고 있다고 한다. 굳이 학문적으로 깊게 들어가지 않아도, 감사일기가 긍정적 생활태도나 마인드 컨트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짐작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듯하다. 쉽게 말해, 감사일기를 통한 감사의 태도가 인간의 건강과 행복지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감사일기 쓰기에 동참하는 이유일테지만 말이다.



여기, 조금은 다른 시선의 질문 하나


그런데 감사일기와 관련하여 늘 마음속에 품었던 의문이 있었으니 바로, '감사의 대상'에 관한 내용이다. 

'도대체, 누구에게 감사한다는 거지?'


보통, 감사는 내가 은혜를 입은 대상에게 표출되기 마련이다. 그게 사람이건 사물이건 간에 할 것 없이 말이다. 예컨대. '시험을 잘 보아서 감사합니다' 혹은 '소풍날 날씨가 좋아서 감사합니다' 등의 문구에서 감사의 대상은 시험을 잘 본 당사자 혹은 시험문제를 낸 출제자일 수도 있겠다. 또 날씨를 좋게 만들어준 운명(?)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당사자가 직접 밝히지 않는 한 감사의 대상이 명확하진 않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영어로 'I'm thankful for~' 즉, '~때문에 감사하다'는 표현이 아예 프린트되어 나오는 감사일기노트도 종종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I'm thankful to~' 즉, '~에게 감사하다'라는 감사의 대상이 디폴트로 프린트되어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다. 


감사의 대상이 매우 명확한 크리스천인 나로서는, 감사일기의 핵심인 '감사의 대상'이 빠진 감사일기는 어딘가 늘 부족해 보였다. 물론 매사에 감사함을 느끼며 표현하는 긍정적인 태도는 충분히 높이 살만하며 대단한 일이라는 것은 인정하는 바다. 



크리스천의 감사일기는 도대체 뭐가 다르길래?


크리스천이라고 다 똑같은 형식이나 스타일의 감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감사일기와 한 가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감사의 대상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감사의 대상은 오직 한분,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 시편 107:1 

지혜로 하늘을 지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 시편 136:5


위의 시편 구절들처럼 성경 곳곳에서는 감사의 대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바로 오직 한분이신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크리스천의 감사하다란 말은 상대방에 대한 감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감사일기 생활은 어떠냐고?


부끄럽지만 감사하는 태도와 습관을 가지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순조롭게 잘 될 때도 감사를 해야 하는 상황인지 잘 몰랐다. 그저 당연한 결과 거나 내가 잘 될 자격이 있으니 혹은 열심히 했으니 잘 된 거지 정도로 생각했다. 한마디로 교만했다. 그러나 믿음이 깊어지면 질수록, 그리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상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며 하루를 무탈하고 평범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 때로는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믿음의 깊이만큼 점점 더 감사의 거리가 늘어난다. 


동시에 '감사도 훈련이다'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매일의 가정예배 시간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하루동안 감사한 일을 짧게 나누기도 한다. 감사의 대상은 물론 하나님이다. 신기한 점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무엇을 감사해야 할 줄 모르다가 시간이 갈수록 감사한 일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상이 드라마틱하게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히려 감사의 목록은 대단한 일들이라기보다 '놀이터에서 재밌게 놀아서 감사해요',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떡을 넣어 요리를 해줘서 감사해요'처럼 소소하고 일상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런 생활태도와 마인드가 믿음 안에서 단단하게 자리 잡아간다면, 이 아이들이 후에 인생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기꺼이 감사할 수 있지 않을까?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감사거리가 없는 경우에도 하나님을 찾고 감사하는 사람이 되기를 부모로서 기도한다.


참, 오늘 내 감사일기에는 이렇게 적어야겠다. 

'하나님, 내가 감사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다시 한번 분별하여 확실히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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