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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달콤 Dec 30. 2020

#1. 결혼 3년 차..... 내가 난임이라구요?

나의 난임 storY #1

결혼 3년 차. 둘 다 여행을 좋아해서 결혼 후 1년은 아이를 갖지 말고 신혼을 즐기자던 당찬 결혼 전 합의로 인해 30대 초반에 친구들 중 거의 결혼 막차를 탔던 나는 행복한 신혼을 보냈다.

친구들은 거의 다 이미 애엄마가 되었고, 이제 넌 적은 나이가 아니라며 빨리 애를 가져야 하지 않겠냐는 주변의 걱정과 우려를 뒤로한 채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은 해외여행을 떠나자고 약속했던 우리는 스페인, 미국, 일본, 중국 등 열심히 둘만의 신혼생활을 즐기며 피임을 했다. 1년이 지나고 이제 나도 슬슬 아이 생각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찰나에 회사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으며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질 정도로 스트레스받았던 나는 유일한 탈출구는 육아휴직 밖에 없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아이를 갖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남편이 던진 질문은 다시 한번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 정말 아이를 갖고 싶은 거야? 아니면 회사가 힘들어서 육아휴직을 하고 싶어서 아이를 갖자는 거야? "


이 질문에 바로 "정말 아이가 갖고 싶어"라고 말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그 당시에는 아이를 정말 원했다기보다 내 힘듦으로 인해 아이를 갖고 싶다는 짧은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 지나 다행히 이직을 하게 되었고, 자연히 회사의 스트레스가 줄었다. 새로운 회사 적응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자 아이 생각은 다시 쏙 들어갔다.


사실 아이보다 동물을 좋아했던 나는 우리 미래를 얘기할 때 아이보다는 강아지 키우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 남편이 말하길 "너는 길에서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고 항상 이쁘다고 말하지만, 아이를 보고 이쁘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같아."

하지만 점차 결혼 1년, 2년 시간이 흐르고 친구들의 아이를 보며 '귀엽다', '예쁘다', '우리도 아이를 가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남편과 육아 관련 티비 프로그램을 보다가 혹은 아무 주제로 수다를 떨다가 문득 아이와 관련된 대화를 하곤 했다.


'우리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아들보단 딸이 갖고 싶은데..'

'우리 아이는 공부를 시킬까?, 운동을 시킬까?'


점차 생기지도 않은 아이 얘기를 나누는 횟수가 늘어나고 본격적으로 아이를 갖자고 마음을 먹은 우리는

자연임신 시도를 해보고 산부인과에 가서 날짜도 받아봤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아이는 계획대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야"


라는 주변의 얘기처럼 내가 마음먹었다고 바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사실 주변에 아이를 가진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지인들도 있었다. 주변의 난임 이야기를 들을 때면 걱정 반, 나는 아닐 거야 하는 안도의 마음 반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내 나이 이제 30 중반, 결혼 3년 차. 일단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내 몸상태는 어떤지 알고 싶어 난임 병원을 방문했다. 난임 병원에 대해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던 남편과 나는 단순하게 우리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만 확인해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난임 병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기본적인 난임 검사 후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 원장님의 결과를 들은 날, 나는 믿기지 않았다.


"제가 난임이라구요?"


난소 기능 저하로 인한 난임... 실제 나이는 만 34세이지만 나의 난소 나이는 40대... 그것도 40대 후반.

그냥 낮은 수치가 아닌 엄청 낮은 수치.... 인공수정이 아닌 바로 시험관 시술도 고려해야 할 거 같다는 말씀에

"도대체 제가 난소 기능 저하인 원인이 뭐예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명확한 원인이 없다는 원장님의 대답에 나는 자책하며 나의 과거들에서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운동을 안 해서?'

'자주 술을 마셔서?'

'영양가 있게 먹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과거의 내가 너무 나의 몸을 아끼지 않았던 건 아녔을까 하고 반성하기 시작했다.


사실 남편이랑 혹시라도 난임이면 우리는 인공수정까지만 하자, 혹시라도 시험관 해야 한다면 그냥 우리 둘이 강아지 키우며 살자라고 했는데, 바로 시험관 시술을 고려해봐야 한다니.. 주변에 시험관 시술을 실제로 한 사람도 없었고(정말 없었던 건지 얘기를 안 한 건지는 모르겠다), 시험관 시술은 여자가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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