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수영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wiseon Oct 22. 2020

지각은 했지만 수영은 하고 싶어


처음 어긋나면 시작하기 싫은 마음을 아시는지? 




그렇다. 수영 첫날부터 늦잠을 잤다. 어쩐지 눈을 떴을 때 좀 개운하더라. 현재 시각은 7시 50분.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니 후다닥 뛰어가면 괜찮지 않을까? 첫날인데 이게 뭐람. 시간을 돌리고 싶었지만 벌떡 일어나 가방을 챙기고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낯선 락커들과 샤워장을 지나 수영장에 들어갔는데 이게 뭐지? 레인이 3개밖에 없었다. 게다가 재활병원에 있는 수영장이라 그런지 수심이 얕은 편이었다. 


수영장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물속에서 음~ 하며 숨을 내뱉고, 물 밖에서 파~ 하면서 숨을 들이마시는 연습. 초보반 레인 안에는 나처럼 오늘 처음 등록한 왕초보와 계속 다니고 있는 일반 초보들이 있었다. 음파의 기억을 떠올리며 몇 번 연습하다 유아풀로 넘어가 발차기 연습을 했다. 몇 년 전에 다녔던 수영장은 주부반을 등록해서 다녔던 거라 처음 만나도 깔깔대며 다독이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곳은 또래가 많아서 어색한 기운이 있었다. 또 예전 강사님은 짝꿍끼리 물속에서 `음파` 하면서 가위바위보(...) 같은 게임도 하고, 기본기를 강조하시면서 일주일 내내 음파와 발차기만 했었는데, 이곳에선 첫날부터 킥판 잡고 발차기 연습까지 하는 걸 보니 진도가 빠른 것 같았다. 첫날은 강사님의 스타일과 수영장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채웠다. 


이날 일기는 이렇게 적었다. “수영 첫날, 오랜만에 가서 음파도 헷갈림. 물 두려움 없앨 것이다. 이렇게 하루만 배워도 재밌는데, 안 해본 세상의 재미들 내가 정복해주마 ^ㅡ^” 정말 즐거운 수영 시간이어서 이날은 애인에게 수영장 후기를 잔뜩 해대고, 유튜브로 수영 관련 영상을 보며 행복하게 보냈다.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수영. 이 설렘을 잊지 말고 글로 담아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자유롭게 팔 돌리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