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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광 Mar 15. 2023

훌쩍 떠난 하노이 #10

혼자 여행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홀로 식사하는 건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위해 호텔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다. 혼자냐고 되묻는 전화기 너머 목소리의 “너 같은 사람은 처음이야”라는 뉘앙스를 애써 모른척했다^^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안내를 받았다. 수저와 포크는 하나만 준비되어 있는데 테이블 매트는 2개다. 하나만 깔기는 어색했나보다. 레스토랑에서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포옹을 하며 누군가와 웃는다.

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그 사이에 흐르는 따듯한 기운을 부러워하다 혼자 음식을 먹는다.

때마침 레스토랑 직원이 다가오더니 주문한 음식이 어떠냐며 말을 걸어준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그것이 형식적인 말에 지나지 않더라도.


없어봐야 안다. 소중하다는 걸.당연하게 여기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밤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소등한 실내는 마치 영화 <설국열차>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한국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겠지.

이 비행기는 나를 한국으로 실어줄 것이다. 아니 그렇게 믿기로 하고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그렇게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행복했던나홀로여행 #다시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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