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취향을 말하는 방법
영화로 취향을 말하는 방법 1
필름을 필사하다,《매거진 필사》
그 낡은 짐가방조차 '너' 를 말해준다
by. cozyoff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이 인상적인 문장은 영화 소공녀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기억나는 대표적인 카피입니다. 짧지만 강렬한 이 말 속에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죠.
현실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와 취향을 끝까지 지켜나가려는 그녀의 모습을, 삶이란 결국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 문장은 말해줍니다.
미소(이솜)는 가사도우미로 생활을 근근히 이어가며, 위스키와 담배를 참 좋아하고,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함께라면 집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의 낭만을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원룸 임대료가 오르면서 살던 곳에서 쫒겨난 미소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오랜 친구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대개 자의입니다.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 창문 너머 저물어 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한숨짓는 현대인들에게 여행은 가장 쉽고,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낭만을 꿈꾸는 행위이기도 하죠.
하지만 미소의 여정은 자의이면서도 타의입니다. 높아진 임대료와 빠듯한 수입, 원한다면 친구의 도움을 받아 머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녀는 그러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취향을 무시하는 친구에게 실망해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도 합니다. 떠밀리듯 시작된 여정이지만, 그녀는 그것을 또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입니다.
두 개의 여행 가방을 질질 끌고 다니며 밤하늘 아래를 떠돌지만, 그녀의 마음은 세상만큼 단단하고 충만합니다. 해가 지는 겨울 저녁, 찬 바람이 스며들어도 미소는 이름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 -담배 한 모금�, 위스키 한잔�- 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그녀에게 그것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작은 의식 같은 것이니까요.
영화는 단순한 가난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소가 마주하는 친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영화는 그 모습을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미소의 삶은 불안하지만, 그녀의 태도는 가볍고 사랑스럽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묘한 온기를 느끼며 미소를 짓게 되죠.
소공녀는 단순한 집이라는 공간이 아닌, 나만의 취향을 지키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소가 떠나는 길 위에, 우리는 어떤 여정을 발견하게 될까요?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나만의 취향을 지키며 사는 것’ 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죠.
그러니 영화가 끝난 후, 위스키 한 잔을 마시며 미소를 떠올려보세요.
혹은 오래된 친구와 다시 연락해보거나, 좋아하는 책 한 권을 골라 읽어보는 것도 좋겠죠.
미소처럼, 소박하지만 확고하게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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