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노벨 문학상 한강 작가님
얼마 전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고, 그 수상자는 놀랍게도 한강 작가님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는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있어서도 한강 작가님의 작품은 의미가 큰 작품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도 한강 작가님은 문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주신 분 중 한 분이다.
내가 문학을 좋아하게 된 건, 대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그때 만났던 사람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아주 좋아했다. 그는 심심하면 이 책을 꺼내어 들어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읽곤 한다며 추천을 해줬다. 그리고 이후 그즈음에 읽었던 작품이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였다. 그때 두 작품에서 느꼈던 몰입감과 흡입력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나는 문학 작품을 하나씩 읽어보게 된 것이 문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문학을 읽는다. 현실에서 외롭게 느껴질 때면 읽었고, 생각이 많아질 때면 읽었고, 세상을 알고 싶어서 읽었고, 진리에 다가가고 싶어서 읽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조금씩 읽어왔다.
그리고 최근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한강 작가님의 인터뷰들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중 어느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이 내가 문학을 읽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열망을 느끼는 이유와 같다고 느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공감을 느꼈다.
"중학교 3학년 때에 뭔가 저 자신의 내면으로 많이 들어가 있던 시절에 답을 찾아볼까, 문학 작품들 속으로 들어가 볼까 하고 이제 새롭게 문학 작품들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의외로 많은 작가, 시인들이 답이 없고 오직 질문만 있고 그들도 저처럼 길을 잃고 있고 어떤 몸부림치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그때 느꼈던 어떤 이상한 동질감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래서 글을 쓰는 건 질문하는 거구나, 내가 누군지, 나는 왜 태어났는지, 인간은 왜 다 죽는지, 왜 고통이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질문이 저에게 아주 많으니까 나도 글을 쓰면 되겠다, 그런 질문들을 하면 되겠다 이렇게 생각했던 거에요. 그리고 저는 지금도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대답이 아니라 질문을 끝까지 파고들어서 질문을 완성하는 것, 질문의 끝에 닿아 보는 것, 질문 속에 머물러 보는 것, 그런 것이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서른이 넘어가는 적지 않는 나이임에도 질문이 여전히 많다. 근래 책을 읽으며 비슷한 생각을 했다. 글을 읽으며 바뀐 거라고는 이전에는 세상의 답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세상의 답을 누군가가 알려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면, 지금은 책을 읽으니 세상의 정답이란 건 없다는 것을 느꼈다. 모두가 나와같이 고뇌하고 세상의 진리를 알고 싶었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던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것만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리고 내안에 있는 질문들을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도 나는 나만의 답을 찾아가려고 읽는다. 읽다 보면 쓰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읽고, 느끼는 것들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