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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May 07. 2024

아무것도 재미가 없다


책을 읽는데 그렇구나 하고 있다. 기서 끝이다. 내 것으로 가져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그럴 기운이 없다. 기분이 좋지 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가라앉는 느낌은 확실하다. 왜인지는 찾고 있는 중이다. 그 와중에 글은 써야겠고 배는 고프다. 매일 재미난 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건 없다. 글 쓰면서 마구 신나지도 않는다. 요즘 아무것도 재미가 없다. 낙이 없다. 믹스커피도 술도 안 마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정한 굴레에서 헛도는 중이다. 이래서 되겠나라는 생각이 두더지 머리처럼 불쑥 튀어나온다. 글 쓰는 게 낙일만큼 자주 썼는데 글감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니 이내 어깨가 쳐진다. 정확히는 글감이 떨어진 건 아니다. 파고들지 않았을 뿐. 강박도 있다. 잘 쓰지 못하면 꾸준히라도 쓰고 싶다. 마저도 내 맘대로 안될 것 같으니 속상한 거다. 하나도 안 복잡한데 복잡하다. 잠은 쏟아지고 자판 위에 손가락은 얹혀있다.


제는 퇴근 후 저녁 먹고 걸었다. 이내 쏟아지는 잠으로 열 시에 누웠다. 그러니 저녁시간은 사라졌다. 책도 안 보고 글도 안 쓰니 아무것도 안 한 것 마냥 되어버렸다.


제와 오늘의 하루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좋으면서 싫다. 집-직장- 걷기, 집- 직장- 일찍 자기.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래도 오늘은 뭐라도 써보려고 앉아있으니 그나마 나은 건가. 평범한 오늘이 가장 감사한 다. 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나로 남길 바란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티가 안 난다. 이럴 때 괜히 조급해진다.  마음도 결같지 못하다. 떻게 매번 설레고 기대될까. 음이 죽 끓듯 변덕이 심해 내일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 써진다고 해서 마구 지는 않는다. 해야 할 말인지 아닌지조차 분간이 안 가기 때문이다. 그냥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밥을 먹으면 설거지를 하고  배가 부르면 산책을 가는 것처럼 하고 나면 그나마 후련하니까. 자기 전에 굴러다니는 장난감을 치우듯 내일 아침에 눈뜨면 정리된 거실을 보는 것처럼. 그런 마음으로 내어놓는다. 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고 밤이 되면 자야 되는 것처럼 그냥 써야 됨을 안다. 게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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