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읽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쓸 수 있을지, 쓰고 있지만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평소에 글을 쓸 때는 그냥 쓰고 싶으니까라고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당장 다른 이유는 없으니까. 일차원적인 목적은 있다. 인정받고 싶다. 글쓰기를 하면 할수록 나를 알리고 싶어졌다. 스스로 내향적이라고 하면서도 계속 봐주기를 원했다. 내 글이 다음화면에 노출되어 많이 읽고 조회수가 팍팍 올라갔으면 좋겠다. 인기글에 픽이 되어 구독자가 마구 올라갔으면 좋겠다. 꾸준히 쓰다가 누군가에게 내 글이 발견되어 출간제의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적고 나니 속은 시원하네. 그래서 마지막은?
출간 전의 목적은 분명했다. 내 이름이 새겨진 책 한 권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걸로 뭐 인세로 돈을 버니 이런 꿈은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다. 책 한 권으로는 팔자 고칠 일 없다는 정신교육을 바짝 듣고 시작했다. 대신 출간을 해야 뭐라도 시작할 수 있는 건덕지가 될 것 같았다.
글을 쓰면서 알았다. 나는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구나. 결핍이 있었나? 일반적인 가정에서 사랑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부모님이 이만큼 키워준 것도 어디야. 이건 철이 조금 들어서 생각한 거다.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새벽기상도 하다 말아. 아이들 교육도 신경못 써. 집밥도 못 해. 해놓은 건 없는데 한해가 지날 때마다 나이만 먹었다.
글쓰기를 하기 전까지 자기 계발 분야를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글을 쓰면 좋은 점을 들었지만 쓰지 않았기에 진짜 의미를 알지 못했다. 이제는 백 프로 이해한다기보다 써보니 스스로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가 눈에 띈다. 글쓰기 때문에 금주한 지 일 년이 넘었고 믹스커피도 9개월째 끊었고, 10km 달리기를 열 번째 완주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글을 보니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삶에 출간작가라는 제목도 얻게 되었다. 내가 해놓은 일에 대해서 내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 늘어났다. 내가 하는 말에 스스로 위로를 받기도 한다. 내 글은 내가 가장 많이 보니까. 잘하고 있다고 잘 살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쓰다 보니 이런 문장을 내가 적었어? 라며 놀라기도 하고 발로 썼나 싶을 만큼마무리가 시원찮은 글도 있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거기에만 매몰되지는 않는다.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마음이 변덕 같아 자고 일어났을 때와 하루가 마무리될 때의 마음이 다르기도 하다. 그럼에도 쓰고 있으니까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아직은 내 글 써내기도 벅차지만 누군가에게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라고 조언해 줄 수 있는 동기부여 강사가 되고 싶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데 잘 안될 때 동기부여해 주는 강사들이 멋져 보였다. 그 이야기들을 듣고 실천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 글쓰기에 관한 강의를 하고 싶다. 글로 소득을 원한다. 24년 12월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 지금 내가 말하는 '할 것이다'라는 다짐이 25년도에는 '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험과 지혜가 쌓이길 원하며 글을 계속 써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