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살림을 할 때도 마트 가서 1+1이면 담고 싸면 담고 마음에 들면 담아서 장 보는 스타일이었다.
(집에 오면 요리할만한 재료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생각나는 데로 하는 이런 생활이 편했기 때문에 굳이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어느 날 꽉 찬 옷들이 있는 옷장이 답답해 보였다.
냉장고에 가득 찬 식재료를 보면서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화장실에 쓰지도 않는 세정제들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불필요한 물건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옷장에 있는 옷부터 다 꺼냈다. 안 입어서 밀려 밀려 뒤로 간 옷들은 언제 입었는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자주 입는 옷들 빼고 모두 재활용봉지에 담았다.
양말통을 다 쏟았다. 안 신는 양말들을 모으니 큰 봉지 가득 담겼다. 불필요한 것들이 옷장에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옷장은 한눈에 보기 좋게 시야에 옷들이 다 보였고 아침마다 양말 찾을 일도 없다. 정말 필요한 것들만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냉장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통을 꺼내니 오래된 양념장부터 너무 폭삭 익어버린 김치와 몰라서 못 먹은 상해버린 음식이 있었다. 일단 다 버리고 반찬통을 투명한 유리통으로 다 바꿔서 내용물이 보이게 했다.
그리고 냉동실 1년 전인지 2년 전인지 모를 들깨가루와 화석이 된 냉동식품들을 다 꺼내서 버렸다. 굳어버려서 냉동실 냄새를 잔뜩 머금은 떡들도 다 버렸다.
'다시는 먹다 남은 음식을 얼리지 말아야지'
냉장고 안에 내용물이 한눈에 보이게 50~60%만 채워 넣기로 한다.
가족들이 잘 먹는 식사메뉴를 쭉 적어보았다. 그리고 그에 맞는 재료들을 미리 정해서 장보기로 했다.
1+1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라!
1개 가격보다 비싸고 2개 합친 가격보다 저렴한 게 1+1이다. 결론은 1개만 사는 게 더 저렴하다.
1개 사면 1개가 공짜가 아니라는 말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창고에 모아놓은 실온보관 식재료를 살펴본다. 선물 받은 재료들과 산지 좀 된 것들부터 바로 소진해 간다.
계획을 세워서 구입하니 식재료값이 덜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뭐 먹을까 고민하지 않는다. 항상 계획된 재료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외식도 안 하게 된다.
카톡정리
카카오톡 친구를 정리했다. 목록에서 앞으로 연락할 사람, 최근 2년간 연락한 사람 빼고 다 숨김으로 넣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만나야 할 사람, 챙겨야 할 사람, 소원한 사람 등으로 그룹을 나누었다. 그래서 내가 정말 신경 써야 할 사람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수시로 주변을 정리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가계부를 써서 계획적으로 돈을 쓰기로 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계획을 세워서 1년에 한 번 만나는 사람, 2번 만나는 사람 등으로 나누어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어쩌면 나는 계획적인 삶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계획을 세우고 정리를 하니까 마음도 가벼워지고 불필요한 시간도 줄어들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