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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Mar 21. 2023

육아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지

1-1. 임신기간 이벤트 하나 없던 너였는데 

'띵동' 

아이의 태명을 띵동이로 지은 것이 화근이었을까. 

그만큼 임(신) 출(산) 육(아)에 안이했던 나와 남편에게 커다란 경종을 일으키고 있다. 


결혼 후 3년이 지나도록 신경 써서 피임하지 않았으나 임신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난임병원을 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즈음 띵동이가 들어섰다. 


한창 수영에 빠져있던 때라서 4주 차에 병원에 가서 임신확인서를 받기 전까지 주 5일 수영을 했다. 의사 선생님도 계속하던 운동은 그 강도 그대로 해도 괜찮다고 하셔서 임신 초기에 스타트도 하고 턴도 했다. 그래도 건강하게 뱃속에서 잘 크던 띵동이었다.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다행히 해당하지 않았다. 

항상 주수에 맞게 잘 자랐고, 각종 검사도 이상이 없다는 결과만 받았다. 

혹시 그때의 복수를 하려고 띵동이가 뱃속에서 벼르고 있었던 걸까. 

정말 출산과 동시에 내 맘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으나 태아의 자세 때문에 진통 후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응급수술이라 전신마취를 해서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아이를 바로 볼 수 없었다. 


바로 그다음 직면하는 수유방법에 관한 문제. 나는 모유수유를 하려고 했지만

내가 수술에서 회복하는 동안 이미 젖병에 익숙해진 아이는 젖을 물려고 하지 않았다. 

젖을 물리려고 시도하는 중에 항상 자지러지게 울어서 대부분 젖병으로 수유를 했고, 결국 나도 젖이 잘 돌지 않아서 거의 바로 단유를 하고 분유 수유를 했다.


호르몬문제인지 산후우울증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리원에서 많이 울었고, 집에 와서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베이비 위스퍼러? 똑게육아? 책도 열심히 읽었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목청 크고 고집 센 아이, 기질이 예민한 띵동이의 육아는 지금까지 기본 2자녀를 생각하던 나의 생각을 고쳐먹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도 이 정도인데 둘이면 난 정말 제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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