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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지 Jan 25. 2024

이리 재미난 과학공부라니…

<최소한의 과학 공부>를 읽고...


알쓸 시리즈 같은 책


알쓸시리즈... 알쓸신잡, 알쓸범잡, 알쓸별잡을 열심히 빼놓지 않고 시청했다. '예능이 아닌데 왜 이렇게 기대가 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되풀이면서 사람은 지적 호기심을 갖고 해결하고 또 갈망할 때 예능을 시청할 때와는 또 다른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 절실히 느꼈던 것 같다. 아는 만큼 느끼고 보인다는 당연하고 보편적인 사실은 뒤집어 생각하면 같은 경험을 해도 어떤 사람은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나는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꽤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한다. 우리가 계속해서 아는 바를 더 넓혀가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모르고 어렵다고 생각하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들의 이야기도 누가 어떻게 우리의 삶과 연결시켜 이야기를 해주고 설명해 주느냐에 따라서 그 이야기가 나에게 다르게 다가오는구나…라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책들을 읽기는 버거웠다. 그동안 너무 멀리 지낸 영역들과의 지적 거리감이 존재했고, 딱딱하고 지루하여 인내심을 발휘하기 어려운 책들이 많았고, 나의 일상과 어떤 관련이 있기에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알쓸시리즈의 매력 세 가지가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어렵고 힘들기만 했던 과학이라는 분야를 새롭게 느끼고 친근하게 만들어주며 재미있게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고마운 글이고 책이었다. 책은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누구도 과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에 설득력을 갖추었고, '나가는 말'의 '과알못도 더 이상 무섭지 않은 과학 공부'라는 말을 증명해 주었다. 더 나아가 엄마인 나에게는 과학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자신감을 선물해 주었고, 교사인 나에게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삶과 접목시켜 공부를 하고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문과생 엄마의 ‘최소한의’ 과학 공부


 과학 공부라… 문과생으로 살다 보니 대학 입학 이후 과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참 좋았다. 그래서 과학 교과서와 작별인사를 한 뒤부터는 과학과 관련된 서적도 멀리했으니 이십여 년이 넘는 시간을 과학이라는 학문 자체와 멀리 지내왔다. 사실 엄마가 되고 아이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질문들이 과학과 굉장히 많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답해주지 못하거나 찾아서 알려주곤 하면서도 나의 영역이 아닌 그 질문들을 좀 모르고 부족해도.. 그래도 괜찮은 영역이라 애써 외면해 왔다. 하지만 관련 글을 읽으며 내가 과학에 많은 오해를 하고 있었구나… 어렵고 따분하다 생각했던 과학의 모든 부분들이 우리의 삶과 생각보다 많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알아갈 수 있었다. 그런 글이 바로 <최소한의 과학공부>의 저자 배대웅 작가님의 글과 책이었다.

 이 책은 의학, 정치, 경제, 철학. 4개의 파트로 나누어 과학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사실 다 읽고 나서는 과학은 이 모든 영역과 서로가 상호작용하며 우리 곁에 존재함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혹시 책을 읽기 전에 과학과 친하지 않다면 파트 4 철학 부분부터 읽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던 작가님과 서평을 쓰신 다른 작가님들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장 많이 접해본 이야기이고 그럼에도 새롭게 연결하여 공부할만한 지식들이 많이 있어 가장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코페르니쿠스, 아리스토텔레스, 베이컨, 뉴턴, 볼테르, 데카르트, 다윈, 스펜서, 마르크스, 맥스웰, 아인슈타인… 이런 이름은 들어본 익숙한 과학자들의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스토리를 만들어 내 것으로 만드는 실질적인 과학 공부가 가능하기도 했다.


 책이 내가 좀처럼 읽지 않는 과학 분야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작가가 학창 시절 수학, 물리, 화학의 시간을 악몽으로 여겼던 나와 같은 문과생이었고 그런 이들의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하며 글을 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온실효과와 기후변화의 과학에 대한 소개를 위해 달빛의 오묘함부터 시작하여 그 달빛을 모아 측정한 멜로니와 그의 복사열 연구 그리고 온실효과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친절하고도 자연스러운 글의 전개가 초보자도 쉽게 마음을 열고 읽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또 해부학과 외과의사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친숙한 <하얀거탑>의 외과의사로 접근하거나, 청색 LED와 빛의 혁명 3부작을 설명하기 위해 세 개 작품을 시리즈로 연결해서 제작하는 영화의 트릴로지라는 작품 형식을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들을 살펴보면 얼마나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읽다가 지치지 않도록 끌고 가기 위해 노력했는지… 너무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서서히 마음을 열고 과학과 친해지고 있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브런치 작가의 글과 책  


 출간 2주도 채 되지 않아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님의 책을 글로 먼저 접한 나는, 글이 책으로 변하는 과정과 순간을 보면서 희망과 기대감과 신기함 등 많은 감정을 경험하기도 했다. 글로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많은 작가님들은 실제로 일면식도 없지만 아주 오래 알아온 친구들처럼 진심으로 소통하고 응원을 보내게 되는데… 진심이 담긴 글이라는 매개체가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믿는다. 많은 작가님들의 글이 이렇게 책이 되는 과정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브런치가 아니었으면 내가 과학을 다시 공부하고, AI, 아이돌, 음악, 추리소설에 관심을 갖고, 명화와 멋진 시를 접하고, 다른 나라에서의 일상들을, 그리고 하루하루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과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다양하게 접하고 나눌 수 있었을까? 브런치라는 공간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런 글과 소재에 관심을 가질 기회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편식에서 벗어나 골고루 섭취하기 시작한 글들이 참 소중하고 그런 시간이 감사하다.

 많은 작가님들의… 읽었고 읽고 있고 읽을… 책으로 만들어졌고 만들어지고 있고 앞으로 만들어질… 소중한 글과 책들이… 나의 마음에 남아 성장하게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읽기에 게으른 나는, 또다시 열심히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다짐한다.

 

 우리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과학이라는 학문은 과거의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그리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까지 질문하게 하고 고민하게 한다. 과학만큼 축적의 시간을 정직하게 반영하는 학문이 없다고 이야기한 작가님의 말이 과학이라는 영역을 한층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했. 우리가 아주 자연스럽게 문화를 즐기고 향유하듯,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그런 멋진 과학이라는 학문을 친근하게 대하고 즐길 수 있게 되길… 그리하여 그만큼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덧, 브런치 작가님의 도서 서평 쓰는 일이 글쓰기 영역 중 최고의 난이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새삼 나의 책 서평을 써주셨던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찌 써보아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쓰다가 만 다른 몇 권의 책 서평도 용기를 내어 써보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서평 쓰는 실력도 느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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