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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지 Aug 02. 2024

엄마는 방학에… 엄마가 보고 싶어

반전 뒤태… 매일이 고비


 어김없이 돌아온 방학.. 나의 방학은 곧 아이들의 방학이고 언제나처럼 엄마 원정대, 엄마 공부방, 엄마 급식소가 모두 다시 시작되었다.


엄마 원정대

 아빠 회사에도 견학 가고 외할머니, 친할머니와 맛있는 식사도 하고, 도서관 투어와 서점 도장 찍기(매년 참여하고 있는 교보문고 독서통장 도장 찍기)를 참여한다. 방학 때 가려고 몰아서 예약해 두었던 아이들의 치과, 안과, 피부과까지… 엄마 원정대는 정말 쉴 틈 없이 바쁘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병원은 소아과만 가면 됐었는데… 아이들이 크니 종목별로 병원을 다녀야 해서 시간도 돈도 훨씬 많이 들고 바쁘다. 육아시간, 자녀 돌봄 정책들이 이런 부분들을 잘 이해하고 반영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엄마 공부방

 우리 아이들은 미술, 태권도, 줄넘기, 피아노… 같은 예술 체육 분야 학원만 다닌다. 다른 공부는 모두 EBS 만점왕과 함께한다. 방학은 생각보다 짧고 계획을 무리하게 세우면 이도저도 못하는 방학이 된다. 그래서 이번 방학은 한자, 독서논술, 팝송 배우기, 수학 학습지만 꾸준히 하기로 했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를 하거나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보내기로 했다. 아이들이 방학 중 가장 싫어하는 시간은 내가 빨간펜을 들고 수학 학습지 채점을 하는 시간이다.

"사실 엄마가 너희보다 수학 더 싫어해."


 큐브 맞추기를 좋아하는 둘째는 며칠 째 큐브 삼매경이고 큐브공책을 만들어 공식을 쓰고 외우더니 이제 제법 잘한다. 작은 손에서 큐브가 스르륵 미끄러진다. 공간지각력이 꽝인 엄마에게는 그저 신기한 꼬맹이다.

큐브 삼매경 주니, 그림 삼매경 채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첫째는 지난번 이중섭 미술대회에서 입상하고 자신감을 얻어 다른 미술대회도 검색해서 열심히 참여 중이다. 이번에도 환경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입상했다. 미술에 흥미와 재능이 없는 엄마에게는 역시나 그저 신기한 어린이다.  




엄마 급식소

 브런치에서 좋은 자극을 정말 많이 받는다. 작가님들이 쓰는 글에서도, 보내는 일상에서도, 읽는 책에서도… 새롭게 알게 되는 정보를 얼마나 습득하고 나에게 적용하는지는 각자 선택의 몫이다. 요린이인 나를 성장하게 만든 것도 브런치 요리 글들이었는데..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요리글을 읽으면서 가족들의 건강도 챙기고 요리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지난 방학부터 시작하게 된 요리는 제법 새로운 영역에 대한 자신감을 선사했고, 이번 방학 역시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요리를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다. 매번 같은 재료 다른 비주얼과 맛을 선보이는 나의 재능에 놀라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원래 맛과 비주얼을 모르니 그래도 잘 먹는다^^


언니네 산지직송 피자빵

 <언니네 산지직송-염정아, 박준면, 안은진, 덱스> 프로를 보면서 아침 식사로 피자빵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아이들에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법 만족스럽다. 너무 만족스러워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아이들이 맛있다면서 잘 먹었다. 가족 단톡방에도 자랑하고 친구들에게도 자랑했다. 칭찬을 받으니 참 뿌듯하다.


여기까지가 끝이면 참 좋으련만.. 반전이 있었으니…  

반전 뒤태

전자레인지로 돌린 빵은 괜찮았는데, 프라이팬에 올렸던 빵은 씨커먼스 돌 빵이 되어있었다…



아이가 묻는다.

“엄마, 왜 빵은 안 먹어?”


“안 먹는 게 아니야..  엄마도 빵 너무 먹고 싶어…”

나는 포크로 긁어지지 않는 빵을 열심히 긁으며 대답한다.


이렇게 오늘도 강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맛있으면 맛있는 대로 아이들이 다 먹어서 다이어트가 되고,, 타면 탄대로 먹을 게 없어서 다이어트가 되고..

눈물 나게 기쁘다.


벌써 8월이다. 시간이 참 잘 간다.

예전 내가 어릴 적 방학은 더 길었다. 탐구생활이라는 방학 숙제를 들고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달라고 졸랐었다.

국…민…학교…

 학원도 안 다니고 배달음식도 없고 분명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엄마가 힘들어했던 기억은 없다. 당연히 엄마는 방학이면 더 맛있는 것도 해주고 더 많은 시간 우리를 돌보며 당연히 그렇게 지내야 하는 줄 알았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데 말이다.


 엄마인 나는 방학을 힘들어하며 아이들의 개학을 기다리기도 하지만… 이 순간 역시 그리울 날이 올 것을 알기에… 건강하고 보람차게 남은 방학도 잘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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