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윈지 Nov 04. 2024

무슨 꽃을 좋아하세요?

저는 길가에 피어난 이 꽃이요~


 저는 코스모스를 좋아해요. 어려서부터요. 화려하지 않지만 어여쁜 색도 좋고요. 한들한들 가냘프지만 꺾이지 않는 유연함도 좋고요.


 꽃은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먼저 만든 꽃이 코스모스라는 전설도 있대요. 카오스(무질서) 상태에 있을 때 반대의 뜻인 질서, 우주라는 뜻의 코스모스를 만들었다고요…


 어릴 적 시골 비슷한 작은 마을에 살았는데요. 딱 이맘쯤 이 계절쯤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들어갈 때 버스 창문을 열고 창밖을 내다보면 가을 하늘 아래 산들바람에 나긋하게 흔들리며 서로서로 옆으로 기대어 있는 길가의 코스모스를 볼 수 있었어요. 저를 향해 웃어주는 것도 손을 흔들어 주는 것도 같았던 그 모습이 참 정겨웠고요. 장소를 가려 피지 않는 무던함과 은근히 강한 생명력도 맘에 들었답니다. 사실 그땐 그 시골길을 지나가야 하는 우리 촌동네가 맘에 들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정겨운 곳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 버스를 탈일도 많지 않지만 꽃 축제나 일부러 가지런히 심어놓은 코스모스가 아닌, 저마다의 색과 저마다의 키로 자유롭게 피어난 길가의 코스모스가 많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쉽더라고요.


어떤 꽃을 좋아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코스모스의 계절이 지나가는 것이 몹시 아쉬워지는 가을날입니다.
하루하루는 느린데... 한 주는 왜 이리 빠르고... 한 달은 왜 더더 이리 빠른지 모르겠어요.
내일부터는 무척 추워진다고 해요.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요…  




이 가을 너무 잘 어울리는 노래 악뮤 <낙엽과 시간>을 추천하고 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sy-zJXLchk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떨어지는 낙엽에 

그간 잊지 못한 사람들을 보낸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붉게 문든 하늘에 

그간 함께 못한 사람들을 올린다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러가고

난 추억이란 댐을 놓아 

미처 잡지 못한 기억이 있어 

오늘도 수평선 너머를 보는 이유 

.....

<중략>

.....

가슴의 꽃과 나무 시들어지고 

깊에 묻혀 꺼내지 못할 기억

그 곳에 잠들어 버린

그대로가 아름다운 것이


슬프다 슬프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노란 은행나무에 

숨은 나의 옛날 추억을 불러본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으로 감은 눈을 꼭 안아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