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된다는 것은
글이 매끄럽지 않아도 좋다.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면 신기하게도 글이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이 되지 않자 도피하듯 제주도로 떠나와, 80년대 낡은 농가주택을 뜯어고쳐가며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한 신아님은 비쩍 말라 갈비뼈가 드러나고, 피부병에 탈모까지 있는 하얀 고양이를 만나게 되었다. 신아님은 그의 아버지가 되기로 결정한 후, 자신의 SNS에 고양이 히끄와의 일상을 한 장의 사진과 짧은 글로 매일 업로드했다.
# 작은 가방은 아닌데 꽉 찬 느낌
# 히끄와 함께 하는 12번째 비행
# 제주도에 사는 고양이라 비행기도 잘 탐
# 근거 없는 그냥 내 느낌
3년이 지난 지금은 19만 3천 명의 팬들이 히끄와 신아님의 일상을 응원하고 있다.
어떤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자신의 일상을 글로 매일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일간 이슬아>의 이슬아 작가처럼. 그녀는 대학 대출금 2000만 원을 갚기 위해, 한 달간 20편의 자신의 이야기를 한 편당 500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처음 글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 작가는 한 달에 30명만 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 좋아하는 사람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면 조금 슬퍼지는 걸까. 과거로 가서 걔를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과거도 감히 사랑하고 싶어 진다. 시간 앞에서는 누구나 무방비상태니까. 성장은 대부분 타의로 이루어진까. 누군가에게나 있을 유년기가 아득하게 느껴졌다.”
2018년 3월 시작된 일간 이슬아는, 지금 3년째 자신을 연재 노동자라 부르며 계속해서 글을 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별한 사람만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기 때문에 특별해지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관심이 있는, 혹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대해 무엇이든 ‘쓰기’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