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수생 Mar 15. 2022

함부로 오늘을 버리지 않을 것(왕다현 에세이)

일주일에 책 한 권

내일엔 관대하고 지금엔 엄격한 당신에게 받치는 왕다현 작가의 '함부로 오늘을 버리지 않을 것'의 책 표지는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인지 첫 장을 넘겨 들어가는 글을 읽는 순간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책 표지에서 가진 나의 생각과 기분을 배반하는 내용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저자는 2018년 6월 19일 밤 10시에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버스 옆으로 지나가던 킥보드에 부딪혀 새벽까지 여러 병원을 구급차에 실려 떠돌다 겨우 수술을 하고 1년의 재활을 거친 뒤 재수술 그리고 또다시 1년이 흐른 후에 다시 걷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솔직히 그 글을 읽는 순간 이 책을 더 읽어야 하나 고민했다. 이렇게 크게 다쳤지만 나는 이 힘듬을 이겨내고 이렇게 잘 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크게 아팠던 과거가 없는 독자인 너희들은 더 잘살았어야 했다는 내용으로 점철된 책이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빌린 책 몇 장만 더 읽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서는 이 책을 마지막 장까지 쉬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 저자가 나와 다르게 몸이 크게 다쳤었다는 것만 빼고는 너무나도 동일시되어지는 내용이 많았다.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 게 아니구나,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이었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나는 현실에 순응하고 있었고, 저자는 현실을 새롭게 만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무언갈 배우고 싶어도 수업료나 교재비 등에 고민을 하며 포기한 적도 많았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하기로 결심했다면 '텅장'앞에서 망설이지 말기. 그 대신 결제하고 나선, 다시 돌아올 '통장'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기]라며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투자하는데 망설이지 말며, 다만 그 투자가 더 큰 성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획을 세울 때에도 [미래의 어떤 날을 위한 '오늘 해야 할 일'리스트가 아니라 '오늘 하고 싶은 나의 일'로 빈 공간을 새로이 채워 간다]라며, 실천하지 않으면 죄책감까지 느껴지는 무거운 해야 할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사고로 인한 아픔으로 혼자 있어야만 하는 시간을 강제적으로 얻게 되었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커리어가 끊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다 포기하고 싶어 졌을 만도 한데, 본인 자신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자기가 진정 원하는 삶에 대해 깨닫게 되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결심을 하게 된다. '언제 올지 모르는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가까이 있는 오늘 더 잘 살기로'로 말이다.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걸 놓는다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고민해본 결과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게 결정했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무얼 하고 싶어 하는가?"에 대해서는 꾸준히 고민하고 찾아보는 것으로, 그리고 그 무언가를 찾았다면 그 삶을 위해 과감히 도전하기 위해 용기를 내보는 걸로 말이다.


나의 소중한 [오늘]을 함부로 또는 누군가에게 휘둘리며 살지 말아야겠다. 

나의 하루는 온전히 나의 것이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도대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