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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도대체)

일주일에 책 한 권

by 장수생

도대체라는 저자의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란 책을 빌려왔다. 도대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가 어느 날 또는 어느 순간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느낀 기록들을 담아낸 책이다.


우선 글이 짧고 만화도 삽입되어 있어 눈으로만 읽는 다면 1시간이면 충분히 다 읽고 책을 덮을 수 있다. 하지만 짧지만 아주 긴 여운을 남기는 글들이 많아서 며칠을 읽고, 며칠 동안 같은 부분을 여러 번 읽어도 보고 하다 보니 책장을 덮는 데까지 꽤나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이 책을 읽고 저자는 꽤나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알던 나는 다른 타인에게 맞춰진 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걸 느끼기 시작한 건 책 초반에 있는 '강하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단락에서부터이다. 이 글을 읽고 진짜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용기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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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씨의 글들은 가볍다. 명랑만화 같은 그림체에 단순한 글귀들 그리고 작가 만의 잔잔하지만 반전 있는 유머까지. 가볍기에 읽기 쉬었다. 쉬었기에 기억에 오래 남았다. 그래서 그 기억들을 자주 곱씹게 된다. 그렇게 곱씹을수록 글 속에 담겨 있는 뜻들이 무거워졌다.


저자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도 했고,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방법으로 대처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흥미로웠다. 또, 저자는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면서, 누군가를 쉽게 위로하려 하지 않는 것도 모두 좋았다.


이 책의 뒤표지에 빨간색 글씨로 적어 놓은 저자의 인생 목표처럼 나도 오늘부터 '나'를 잘 보살피는 걸 인생 목표로 삼기로 했다. 그래야 나와 연관된 그중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잘 보살필 수 있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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