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책 한 권
복직 하기 며칠 전에 집안 정리를 하다가 책장에서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작년 이맘때쯤 읽었던 책이었는데 왠지 눈길이 갔고, 책을 잡아 몇 장을 펼쳐보다 보니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는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온기가 차오르는 봄이 다가오는 이 계절쯤에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 느껴졌나 보다.
작년에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제목만 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소설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에세이였고, 제목으로 알려준 환상의 동네서점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가까운 전라북도 군산에 위치한 '한길문고'라는 실제 하는 서점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어느 날 한길문고 대표에게 문체부가 주최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점에서 상주하는 작가(즉 직장인)가 될 생각이 있느냐를 질문과 그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으로 시작된다.
오래되었지만 자칫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동네서점에서 작가는 수많은 이벤트를 기획하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1등만 존재하는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 200자 백일장 대회, 시 낭송, 마술 공연, 북 캠프, 라면 먹고 갈래요?, 디제이가 있는 서점 그리고 유명 작가들의 강연회'로 지역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각 지역과 먼 일본에서도 독자들이 찾아오게 만들었다.
또한, 글쓰기 모임을 통해 책을 읽던 사람을 책을 쓰는 사람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이 서점 그리고 이 작가는 타인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능력과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곳이고 호떡이 먹고 싶을 때 종종 찾아가는 지역인 군산이지만, 이 책을 읽기 전이나 읽은 후에도 이 서점을 방문한 적은 아직 없다. 분명 작년에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땐, 꼭 한번 가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후 1년간 휴직을 하면서 시간도 많았지만 코로나를 핑계로 최대한 사람을 피하다 보니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렸던 것 같다.
다시 한번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이번 봄 에는 꼭 한번 가족들과 방문해야지'라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이 책의 작가가 아직까지 서점에 상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서점에서 아름다운 변화를 겪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운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
하얀 종이에 프린트되어있는 검은색 글씨로 사람을 찾아가고 싶게 만들고, 설레게 만들고, 꿈꾸게 만든 이 책의 저자인 배지영 작가 참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