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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n 15. 2024

센세이셔널

김성훈 옮김

원제: SENSATIONAL

저자: Ashley Ward


- 총점: 7/10


- 한 줄 평

"감각"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념들을 연관 지어 알아본다.


- 목차

지은이 소개

옮긴이 소개


0. 들어가며

1. 눈이 보는 세상

2. 귀로 듣는 세상

3. 코로 맡는 세상

4. 혀가 맛보는 세상

5. 피부가 느끼는 세상

6. 잡동사니 감각

7. 지각 짜맞추기


후기

감사의 말

참고자료


- 감상 및 내용 정리

감각에 대해 알려주는 이 책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이라는 5대 감각과 함께 잡동사니 감각과 지각 통합에 대해서도 다룬다. 저자가 감각에 대해 썰을 풀어가는 방식을 보면, 시각을 설명하며 아름다움도 함께 다루고, 청각을 소개하면서 음악도 같이 관련짓는 방식으로 특정한 감각과 함께 그와 연관된 다른 감각들과 다양한 개념들을 함께 다룬다. 이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면서도 별로인 부분이다. 마인드 맵과 같이 개별 감각을 중심으로 다양한 항목들을 펼쳐나가기에 광범위한 지식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를 반대로 말하면 책 전체에 은은하게 녹아있는 어떤 흐름이 부재하기에 말머리가 이리저리로 날뛰는 듯해 아쉽기도 다. (이를 잘 보여주는 책 말미의 문장을 담는다. "따라서 우리의 감각적 자아의 엄청난 잠재력을 완전히 이해하고 이를 실현시키려면 생물학이 심리학, 철학, 경제학, 공학, 의학과 손을 잡아야 한다.")


책을 덮으면서 뇌리에 남는 한 단어가 있다. 움벨트(Umwelt), 혹은 이 책에서 환경세계로 번역한 단어다. 그 단어에는 각 종, 각 개체마다 다른 "독특하고 주관적인 감각 세계"가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저자는 다양한 감각을 소개하면서 각 주제마다 잊지 않고 사람마다, 혹은 종마다 다른 감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를 포함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움벨트를 소개했던 다른 책 "경이로운 과학 콘서트"가 떠오른다. 두 책이 같은 개념을 다르게 다루는 방식에 대해 내 식대로 적는다면, 그 문장들은 객관적이라기보단 주관적인 선호에 대한 변명일 뿐이리라 생각한다. 그보다는 "경이로운 과학 콘서트"에서 가슴에 특히 와닿았던 글귀를 소개하며 "센세이셔널"의 서평을 마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은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하기 위하여 세심하게 조정된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경험하게 해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한 자만심의 낭비일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움벨트에 갇혀 있고, 감각과 생물학의 제한을 받으며 진화의 역사에 따르는 피할 수 없는 경계에 묶여 있다. 우리가 광대한 우주 속의 먼지 한 점에 불과한 이 행성에 (또는 근처에) 머물면서 밝혀낼 수 있는 것은 절망적일 정도로 제한된다. 우리는 실재의 극히 일부만을 볼 수 있다. 열쇠 구멍으로 우주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과 수학, 그리고 끝없는 호기심 덕분에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심지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존재함을 안다. 우리의 뇌에는 수많은 결함과 오류가 내장되어 있다. 편견, 선입견, 편향과 싸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또한 그렇게 하려는 불타는 열망도 내장되어 있다. 우리의 지각이 제한적이고 왜곡되고 인간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바로 그 사실이, 잘못된 직관을 바로잡고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이것이 우리의 영광스러운 목표다.


- P.S. AI와의 연결점

서평을 적고 난 뒤, 최근 유행하는 ChatGPT 4o에서 사용된 멀티모달에 생각이 미쳤다. 텍스트나 시각, 청각 데이터를 다양하게 입력받아 텍스트나 이미지, 음성으로 결과를 출력하는 멀티모달 인공지능은 분명 다중 감각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책에서 감각의 위계질서를 설명하며 '가'라는 음절을 발음하는 영상 위에 '바'라고 말하는 소리를 더빙하면 '다'로 들린다는 내용을 읽으며, AI라면 이런 입력을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해졌다. 뇌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시각과 청각의 충돌이 뇌의 해석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데, 이 패턴이 유럽 쪽 언어에서는 나타나지만 일본과 중국의 청자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 더욱 신기했다. 뇌의 해석에 문화 영향을 끼친다는 부분에서는 ChatGPT가 영어로 답변할 때와 중국어로 답변할 때 다른 대답을 했다는 사례도 떠올랐다.


이런 대목에서 AI는 생물학적으로 뇌를 연구하여 알게 된 사실들을 컴퓨터 공학적으로 구현한 결과물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른 예시로 이 책을 읽으며 막대세포나 세 종의 원뿔세포로 구성된 시각이나 양 쪽 귀에 존재하는 청각과 균형 감각은 AI의 입력으로 비교적 쉽게 구현 가능하겠지만, 보다 복잡한 미각, 후각, 촉각 등의 감각 구현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런 감각들을 실제로 구현하기보다는 과제를 표준화하여 간단한 각 기관을 가진 로봇도 처리 가능도록 구현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또 어떤 생물학적 발견이 AI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AI는 그런 지식을 기반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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