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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Dec 04. 2024

아이덴티티

허선영 번역

원제: THE POWER OF US

저자: Jay J. Van Bavel & Dominic J. Parcker


- 평가: Good.


- 한 줄 평:

(이런 사회과학 도서가  이라면) 정체성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우리"라는 힘.

(반대로 이미 익숙한 이라면) 똑똑한 사람들을 위한 있어 보이는 공갈빵.


- 목차

1장 ‘우리’의 힘

2장 정체성의 렌즈

3장 현실 공유하기

4장 반향실 효과 벗어나기

5장 정체성의 가치

6장 편견 극복하기

7장 연대를 찾아서

8장 반대를 표명하는 분위기 조성하기

9장 효과적으로 리드하기

10장 정체성의 미래


- 감상

책 8장의 제목은 "반대를 표명하는 분위기 조성하기"이다. 그래서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반대를 좀 적어보겠다.


책 전반에 걸쳐 총 634번이나 나온 단어 "정체성"의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필수일까? 미국에서 출판된 지 3년도 더 된 책이지만, 올해 미 대선을 보면 지난 대선과 비슷해 보인다. 다른 책들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설명하는 "패거리 심리학",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등과 사회구조적 역학관계를 분석하고 변화를 유도하는 "분열의 시대", "권력의 원리" 등의 책들에도 유사한 의문이 든다. 그런 책들이 나온 지 벌써 몇 년도 더 지난 오늘날에도 사회적인 갈등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양극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왜 이런 책들은 현실에서 힘을 못 쓰는 것일까?


밥 "참 쉽죠?" 로스 선생님.

비유하자면 밥 선생님이 그림을 그려주면서 "참 쉽죠?"라고 해봐야 나 같은 멍청이는 '뭔 소리예요?'라며 벙 찔 뿐이다. 덜 떨어진 난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정체성"을 통한 변화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감도 안 잡힌다. 게다가 아이덴티티 9장에서 소개한 리더들은 이 책이 나오기 전부터 정체성이란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인 행동으로 다뤄왔단다. 결국 이 책 없이도 될 놈은 되고, 나처럼 안 될 놈은 읽어봐야 안 되나 보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을 위한 있어 보이는 공갈빵 같은 "아이덴티티"보다, 바보 같은 나도 따라 하고 싶어 지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경이로운 과학 콘서트"나 "똑똑하게 생존하기", "존 메이너드 케인스" 같은 책들이 더 오래 가슴에 남고 또 그런 책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 그럼에도 메모할 문장들

 
"정체성의 원리
이 장에서는 정체성과 정체성이 사람들의 삶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첫째, 개인이 속한 집단은 종종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하는 자아 인식의 바탕이 된다. 둘째, 개인은 놀랄 만큼 타인과 연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일시적인 경우일지라도 정체성을 형성한다. 정체성은 공통적인 경험과 특징을 기반에 두지만, 새로운 집단에 무작위로 배정될 때조차도 정체성이 생겨난다. 셋째, 특정한 사회적 정체성이 두드러지거나 활성화되면 개인의 목표, 감정,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 개인은 대부분 활성화된 정체성과 관련된 규범에 순응할 확률이 높고, 필요하다면 사적인 희생을 감수하면서 집단 이익을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이 분야가 완벽한 사람들로 이루어져서가 아니라, 정확성의 규범을 유지하는 제도와 가치관에 그들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향실 안에서"
: 패거리 심리학


"뉴스 기사를 타인과 공유하기 전에 여유를 갖고 잠깐 멈춰서 그 출처의 평판을 신중하게 고려하라. 상대 당에 악영향을 주는 이야기가 너무 그럴듯해서 믿기지 않는다면 더욱 경계하라."

: 똑똑하게 생존하기, 의비너자확가, 귀유반유그널폭, 정자잘명타, 간사공잘지


"다르게 생각하라"
: 분열의 시대, 다재강복활적


"새로운 집단에 대해 정체성을 형성하는 인간의 능력을 고려해 보면, 사회적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실제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면 무의식적 사고를 다시 형성할 수 있다."

+

"우리가 지역적 정체성 너머를 볼 수 있을까? 인류가 지구의 거주자로서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구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 사피엔스의 멸망의 인류세가 연상된다.


"사람들은 억압적 체제에 동질감을 느낄 때, 종종 그 체제를 유지하려는 동기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종류의 체제를 정당화하는 힘을 극복하기 위해, 권리를 박탈당한 집단 구성원과 그들의 동맹은 느리고 고된 의식화 과정에 참여한다. ‘맞아, 이건 진짜 큰 문제야.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사회 전체에 퍼져 있잖아. 이건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아. 그러니 힘을 합해야만 그 문제에 관해 뭔가 할 수 있어.’"
: 그동안의 의문이 풀린다. 체제 정당화


"사람들이 이 시위를 자기 정체성의 렌즈로 보는 것이 분명했다. 어떤 사람들은 평화로운 군중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시위로 보는 반면, 또 어떤 이들은 제멋대로 구는 폭도로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경찰로 보는 반면, 또 어떤 이들은 자기 의무를 다하는 경찰관으로 보았다. 다시 한번 정체성은 인식을 형성해 뚜렷이 다른 그들만의 현실을 만들었다."

: 한국의 현대사가 떠오른다...


"저항자는 남들이 복종할 때 불복종함으로써, 대다수가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할 때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돋보이게 한다. 사람들은 더 용기 있는 누군가가 자신의 도덕적 연약함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거나 심지어 깨닫지도 못한다. 그리고 용기 있는 저항자를 보며 ‘독선적인 멍청이!’라고 생각한다."
: 또 다른 오랜 의문이 풀린다.


"연구 결과, 사람들이 일부 집단 구성원을 제거할 기회가 생겼을 때 이기적인 사람들뿐 아니라 관대한 사람들까지 쫓아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반대 의견이 실제로 옳아야만 그룹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게 할 만큼만 소리 높여서 이야기하면 된다는 뜻이다. 반대자들의 존재만으로 다양한 생각을 촉발하고, 남들이 다른 견해를 표현할 공간을 열어줄 수 있다."


"우리는 연속적인 갈림길에서 적당한 결정을 따라가며 경로를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갈림길은 ‘당신은 규범에 반대하는가?’이다. 두 번째 갈림길은 ‘당신은 그 집단에 깊은 동질감을 느끼는가?’이다. 세 번째 갈림길은 ‘반대의 잠재적 이익이 잠재적 비용을 능가하는가?’이다. 이 모든 질문의 답이 ‘그렇다’라면, 당신은 반대 의견을 표출할 가능성이 꽤 높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 시행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연구를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손에 넣었다."
: 이 책의 강점, 다시 보기, 리서치(Re-search)


"사실 이 비교가 핵심이다. 사회적으로 볼 때, 빈곤보다는 불평등이 부정적 결과와 더 깊은 관련이 있는 듯 보인다. 부자들의 소득과 재산이 빈곤층과는 확연히 다를 때, 그리고 점차 중산층과도 달라질 때 사회는 병든다."

: 하지만, 사회 구성원 다수가 불평등을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남들보다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그런 병든 사회를 원한다면?


"미래는 좋든 나쁘든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결국 불평등, 기후변화, 민주주의 및 기타 사회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결정하는 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사회적 정체성의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이러한 문제들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결책을 찾는 데도 필수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정체성은 우리가 역정보를 받아들이게 하고, 차별에 관여하게 하며, 자신의 집단만을 위해 자원을 비축하게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가 자신을 희생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대를 맺게 하며, 집단행동을 위한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게도 한다. 물론 그러려면 이러한 역학을 이해하고 포용하면서 무수히 많은 난제를 해결할 수 있게 사람들을 동원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부디 당신이 사회적 정체성을 선한 방향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일련의 정체성 원칙을 제시했다. 집단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핵심 요소다. 따라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집단과 우리에게 가장 핵심적인 사회적 정체성은 꽤 고정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기꺼이 연대하려는 마음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상황이 급변할 때 공통의 대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정체성이 각기 다른 시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특정 사회적 정체성이 활성화되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그 정체성의 렌즈로 세상을 경험하고, 공유된 현실을 받아들이며, 그 상징과 전통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우리는 정체성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하거나 싸우기도 한다. 인식, 신념, 감정, 행동의 변화는 우리를 집단의 규범에 맞도록 조정한다. 그리고 흔히 ‘우리가 누구인지’에 관한 공유된 감각을 인지할 때, 우리는 사람들을 이끌고 또 따른다.
정체성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형성하는 힘이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힘이 놓인 곳이기도 하다. 우리 자신에 관한 특정 신념을 거부하거나 수용함으로써, 우리의 집단이 더 나아지도록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려 연대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통제할 수 있다."

: 책 전체 내용 요약. 그러나 이 책이 제시하는 정체성이 과연 실제로 작동하여 저자가 바라는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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