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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

허선영 번역

by Dominic Cho

원제: THE POWER OF US

저자: Jay J. Van Bavel & Dominic J. Parcker


- 평가: Good.


- 한 줄 평:

(이런 사회과학 도서가 선 이라면) 정체성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우리"라는 힘.

(반대로 이미 익숙한 이라면) 똑똑한 사람들을 위한 있어 보이는 공갈빵.


- 목차

1장 ‘우리’의 힘

2장 정체성의 렌즈

3장 현실 공유하기

4장 반향실 효과 벗어나기

5장 정체성의 가치

6장 편견 극복하기

7장 연대를 찾아서

8장 반대를 표명하는 분위기 조성하기

9장 효과적으로 리드하기

10장 정체성의 미래


- 감상

책 8장의 제목은 "반대를 표명하는 분위기 조성하기"이다. 그래서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반대를 좀 적어보겠다.


책 전반에 걸쳐 총 634번이나 나온 단어 "정체성"의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필수일까? 미국에서 출판된 지 3년도 더 된 책이지만, 올해 미 대선을 보면 지난 대선과 비슷해 보인다. 다른 책들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설명하는 "패거리 심리학",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등과 사회구조적 역학관계를 분석하고 변화를 유도하는 "분열의 시대", "권력의 원리" 등의 책들에도 유사한 의문이 든다. 그런 책들이 나온 지 벌써 몇 년도 더 지난 오늘날에도 사회적인 갈등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양극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왜 이런 책들은 현실에서 힘을 못 쓰는 것일까?


밥 "참 쉽죠?" 로스 선생님.

비유하자면 밥 선생님이 그림을 그려주면서 "참 쉽죠?"라고 해봐야 나 같은 멍청이는 '뭔 소리예요?'라며 벙 찔 뿐이다. 덜 떨어진 난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정체성"을 통한 변화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감도 안 잡힌다. 게다가 아이덴티티 9장에서 소개한 리더들은 이 책이 나오기 전부터 정체성이란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인 행동으로 다뤄왔단다. 결국 이 책 없이도 될 놈은 되고, 나처럼 안 될 놈은 읽어봐야 안 되나 보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을 위한 있어 보이는 공갈빵 같은 "아이덴티티"보다, 바보 같은 나도 따라 하고 싶어 지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경이로운 과학 콘서트"나 "똑똑하게 생존하기", "존 메이너드 케인스" 같은 책들이 더 오래 가슴에 남고 또 그런 책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2025/11/16 편집 후 재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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