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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Oct 30. 2024

무심코 하는 엄마의 말이 중요한 이유

잘못된 자의식의 뿌리가 된다.

 요즘 나는 전자책 10권을 완성하며 홍보와 유통에 관심이 많아졌다.

 홍보 : 나를 알리는 것.

 유통 : 나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

 이 두 가지에 집중하며 문득 뇌리에 스친 말이 있었다.


 "얘는 왜 이렇게 자랑을 해?"

 어릴 적 엄마가 내게 자주 했던 말이었다.

 늘 아무 말 안 하던 오빠와 달리 나는 눈뜨자마자 엄마를 졸졸 쫓아다니며 엄마에게 있었던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했다고 한다. 지금의 우리 딸처럼 말이다.^^

 아이의 입장에선 그게 자랑이 아닌데 어른의 입장에선 자랑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엄마 이 다 닦았어요. 엄마 숙제 다했어요. 엄마 나 이거 했어요."라고 내가 한 일을 엄마에게 보여주며 관심과 칭찬을 받고 싶었던 마음.

 그 마음을 몰랐던 엄마는 그리고 그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했던 엄마라 나의 행동이 그저 자랑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엄마에게 그런 말들을 종종 들은 후, '자랑'은 내게 부정적인 것들이 되어 갔다. 그리고 학창 시절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자연스레 자랑 섞인 이야기가 나오면 스스로 얼굴이 붉어져 그 이야기를 꺼낸 내가 부끄러워지고 창피해하기도 하며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반성했다.


 그렇게 내게 '자랑'은 그저 나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습관이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함에 있어서 아주 큰 장애물이 될 줄은 몰랐다.


 소비재인 제과 마케터를 3년 하고 트렌드가 더 빠르고 예민한 고관여제품인 화장품 마케터를 9년 했다.

 나는 화장품 BM으로 일하며 첫 3년 동안은 1만 시간의 법칙을 채우며 두 개의 심장을 지녔냐고 들을 정도로 가장 많은 일들을 했지만 때론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그 평가의 이유는 늘 '쇼잉'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케팅에서는 내가 하는 일을 잘 포장해 알리는 게 어쩌면 가장 중요했다. 잘 만들어 놓고도 알리지 않으면 조용히 묻히거나 혹은 그 영광을 나의 상사나 동료가 가져가곤 한다. 그런 일들이 가끔 있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래도 우리는 팀이었으니까. 다음엔 나아지겠지라며 선한 마음이 많았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마음과 동료 의식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진실이었다.


 돌아보니 그때의 유독 쇼잉을 못했던 나는 나의 지나치게 기울어진 '자랑'에 대한 고정관념이 만들어 낸 자의식이었다. 그리고 '관계, 팀'에 대한 정의도 사실 모호했던 것 같다. 무조건 같은 조직 안에 있다면 내겐 팀이었으니까.

 

 이런 기울어진 자의식으로 인해 나는 내가 한 일들을 당당하게 세상에 꺼내지 못했다. 늘 겸손해야 한다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 일은 겸손하면 안 되는 일이었던 거다.

 내가 만든 나의 제품을 제발 한 번만 써보고 만져보고 영업하고 보여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참 겸손했다. 그리고 늘 사람을 너무 믿었다.


 잘못된 자의식으로 꼭 필요한 자랑과 그렇지 않은 자랑들을 구체적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모두를 그저 '자랑'이라 치부해 버렸다. 상대는 나를 혹시 경계하거나 질투하거나, 혹은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원 팀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는 데 유독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동안 나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기울어진 가치관을 오늘에서야 뒤늦게 바로 세워 본다.


 며칠 전 학교에서 무대 연습을 하는 아이와 대화를 나눴다.

 "엄마! A팀은 늘 좀 잘하는 친구들인데..."

 "아 그래? A팀은 왜 늘 잘한다고 생각해? 그 친구들이 잘해?"

 "아.. 그 친구들은 1.2.3을 잘해."

 "아 그렇구나, 그럼 우리 딸은 잘 못해?"

 "응 그렇지.. 난 잘 못해.."

 (눈이 휘둥그레졌다.)"아니 왜? 우리 딸도 456을 엄청 잘하는 데 왜 그렇게 생각했어?"

 "아.. 나는 영어도 못하고 하니까."

 그랬다. 곧 배울 영어가 걱정되어 최근 영어 학원에 다녀보는 게 어떻겠냐고 스치듯 이야기했던 엄마의 말로 아이는 '영어'뿐만 아니라 그 외의 모든 것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해 버린 것이었다.

 

 미안했다. 그리고 반성했다.


 딸에게 스치듯 하는 엄마의 모든 말은 하늘이자 꿈과 같다.

 엄마가 곧 자신이 속한 세상의 꿈인 것이다.

 스치듯 하는 말들도 신중하게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부모는 아이들의 꿈이다.

 아이들이 자주 보는 세상에서 가장 큰 꿈이 부모다.


 한끝 부족했던 엄마의 말을 반성하고

 기울어졌던 나의 자의식의 경계를 바로 세워 본다.


 당신이 유독 기울어진 자의식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에게는 사랑만 주세요^^

우리 함께 행복한 꿈 꿔요! 우행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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