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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Nov 27. 2024

천천히 믿고 기다리며, 나와 가족을 단단히

삶은 언제나 작은 계단을 오르는 것이었다.


 어제는 막둥이의 상담을 다녀왔다. 생각보다 아이는 달라지고 있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했고, 집에서처럼 어린이집에서도 각종 기본적인 일들을 하기 싫어한다고 했다.

 "맞아요. 맞아요. 끄덕끄덕끄덕" 끄덕임을 계속하다가 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선 내 안의 부정적 마음이 가득했다.

 '아이가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지금껏 애착이 너무나 잘 되고 있었는데,

 이게 혹시 엄마의 착각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선생님은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한 게 명절 이후부터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의 육아관도 명절 이후부터 달라졌었다.


 명절 기간 내내 아이들이 차례로 폐렴으로 아팠다. 양가에 가지 않고 온전히 집에서만 쉬며 가족들과 보냈다. 막상 밖에 나가지 않고 가족들이 오붓이 보내는 시간들이 좋았다.

 아이들이 아플 때 바삐 일을 나가지 않고 돌아다니지 않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부터 우선으로 챙기리라 다짐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습관을 하나하나 고쳐가기 시작했다. 막둥이의 기본 생활 습관이 지켜지지 않음이 누나에게 불편함을 주었고 그로 인해 누나와 똑같이 기본 생활습관을 고치는 일들을 지속하고 있다.

 다행히도 매일 나아지고 있다. 어제보다 늘 좋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늘 감사했다.


 지난 추석 이후부터 이어졌던 등원 거부가 이번 주부터 점차 나아지고 있다.

 하루하루 씩씩하게 걸어가는 막둥이가 기특하기만 하다.

 오늘 아침에는 눈이 너무 많이와서 누나만 학교에 데려다주고 막둥이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들을 보냈다. 눈이 조금 그치고 등원했다. 그 시간에 막둥이만 온전히 지켜보며 안도했다.


'이 아이는 단단한 아이구나. 

 스스로 온전히 다 할 줄 아는 아이구나.

 엄마가 그냥 천천히 기다리며 믿어주면 되는 거구나' 


 어제 상담에서 '아이가 혹시 조금 느리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왔었다.

 그리고 혹시 설마 그런가? 라며 아이를 따가운 시선으로 지켜봤던 것 같다.

 아이는 기다려주고 믿어주면 스스로 자란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다시 또 천천히 믿어주려 한다.


  첫째의 가장 소중한 시간 4~7세의 기간에 엄마가 함께해주지 못했다.

 그로 인한 죄책감이 컸고 그 시간을 회복하느라 2배의 시간이 걸린 듯 했다.

 그리고 그때의 바쁜 워킹맘 엄마와 지금의 나는 확실히 다르다.


 이미 많은 여유가 더 생겼고, 두 아이들과 언제든 시간을 빼어 교감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직접적으로 교감하지는 않지만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들은 무시 못하는 것 같다.


 나는 늘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글을 쓰곤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세상을 구하고 싶은 정의로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

 그러다 문득 올해 추석 즈음. 아이들이 연달아 폐렴에 걸리며 그 마음을 접었다.


 "세상을 구하긴 뭘 구해. 네 아이들이나 구해"라고

 내면의 깊은 곳에서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 가족이 건강이 나빠졌단 소식을 듣기도 했다. 그리고 오랜 친한 친구나 동료들도 아프단 이야기가 들리며 '아, 이젠 내가 온라인에서 좋은 글로 세상을 구하는 게 아니라 오랜 나의 가족과 벗을 도와야하는 시기구나.'라는 울림이 왔다.

 그때부터 친구와 동료, 가족들을 좀 더 자주 만나며 온전히 마음을 다했다.


 행복과 꿈은 작은 계단이라 생각한다.

 작은 꿈을 이루고 행복을 누리다가 조금 지루하거나 익숙해지면 또다시 작은 꿈을 이루고 성취하며 다시 행복을 누리고 그 작은 계단들이 반복되는 삶. 


 단순히 꿈이 목표와 목적이 아니라 꿈을 스스로 이뤄가며 그 작은 성취를 하는 감각과 성취를 누리는 행복과 만족의 감각을 익히는 게 더 중요하다. 


 어제자 유튜브 쇼츠에서 도깨비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던 공유 배우가 백상예술대상 상을 받을 때 갑자기 많아진 인기와 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황장애가 왔다고 하는 영상을 보았다. 누구나 자신이 명확히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서 그리고 그 사이즈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말도 안되게 크면 오히려 행복보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듯 하다.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물살을 타듯, 오늘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즐기고 만족하는 삶을 천천히 누리는 법을 하나하나 온전히 익혀야 한다.


 꿈을 이뤄가는데 동료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우선 나 자신, 그리고 우리 가족부터 단단하지 않다면 

 결코 당신이 꿈을 이루더라도 반쪽짜리가 되고 만다.

 나 자신, 그리고 우리 가족, 그 다음에 나아가 나를 둘러싼 관계들, 동료, 지인들, 그리고 그 이상의 사회, 국가, 지구, 우주까지 순차적으로 각 계단을 오르며 천천히 꿈을 이루고 즐기는 방법을 배워가야 한다.


출처 : 컨텀 시크릿 - 의식의 웜홀




 요즘의 잠시 멈춤에서 

 나는 빠르게 가려는 추월차선을 고민하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추월 차선이니까.

 돈으로 타인의 시간과 경험을 레버리지해서 적은 시간으로 더 많은 효과와 효율을 내어 부를 이루고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고 싶어하니까.

 그렇다면 과연 그렇게 달성한 꿈은 과연 행복할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달라진 나를 확인하기 위한 기록.

 그리고 스스로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남기는 기록이다.

 놀랍게도 기록을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나의 기록이 스스로를 믿게하는 증거가 된다.

 마지막으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가 있다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함께 꿈 꿔요. 우행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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