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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카페인플리즈 Oct 19. 2023

보라색이 어울리는 여자

불가리 옴니아 아메시스트




깔끔한 쌉싸름
대중적 브랜드에서 맡기 힘든 특별한 향




제 친구는 열애중이었어요.

남친이 거칠고 남성적인 외모와 달리 참 부드럽고 자상한 타입이었어요. 곧잘 꽃다발 선물을 받아서 저희한테도 나눠주곤 했어요. 근데 유독 보라색 꽃이 많았어요. 미대 나온 남친답게 그랬대요. '너를 생각하면 보라색이 떠올라서...'


제가 보기에도 그 친구, 어딘가 보라빛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긴 했어요. 하얗고 창백한 피부를 가졌어요. 마른 체격이라 글래머러스한 느낌은 없었죠. 하늘하늘하게 여성스러우면서도 그 여성스러움이 진하지 않았어요. 정갈하고 서늘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이 있달까? 


비슷한 계열이지만 보라는 핑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내요. 같은 여리여리함을 표방하지만 핑크색은 밖으로 발산하는 화사한 에너지라면, 보라색은 조용히 흐르는 무드가 있죠. 제 생각에 핑크는 E의 색이고 보라는 I의 색 같아요.





예전 응답하라 1988에서 '그대 모습은 보라빛처럼 살며시 다가왔지'의 가사로 시작하는 '보라빛 향기'라는 노래가 나왔었던 적이 있었어요. 불가리 옴니아 아메시스트가 딱 그 향입니다. ‘보라빛 향기’. 겉으로 드러나는 향은 깔끔한 쌉싸름입니다. 저 밑으로 분명히 달콤함과 싱그러움이 맡아지긴 하는데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숨겨져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달콤 상큼한 향이 서서히 올라와서 쌉싸름한 달콤함으로 잔물결 일렁이듯 오래 지속됩니다.





김연아가 떠오르는 향

여성스러움을 강하고 진하게 내뿜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부드럽고 매끈한 느낌을 줍니다. 언뜻 언뜻 달콤하게 섬세하고 쿨한 섹시를 느끼게 하는 향입니다. 그래서 활달한 20대보다는 성숙한 30대에 어울리는 향기 같아요. 20대라도 좀 조용하고 사색적인 여자에게는 어울릴 듯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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