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나, 대화로 길을 찾기 시작했다
[나침반 대신 ChatGPT] PART 1 : 길을 잃은 내가, 다시 길을 찾기까지
1화 | 문과 출신 중년, 검은 화면과의 첫 만남 - 길을 잃은 나, 대화로 길을 찾기 시작했다
“복귀가 너무 빨랐던 거 아닐까? 조금 더 쉬는 게 어때?”
말은 조심스럽고 부드러웠지만, 결국 휴직 권고였다.
직장은 있었지만, 출근하지 못했다.
나는 집에 머물렀고, 하루의 시작과 끝이 모두 무너져 내린 듯했다.
“왜 나는 일할 수 없을까?"
"왜 이 시간에 집에 있어야 할까?
"왜 누구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까?”
머릿속 질문들은 끝없이 맴돌았고, 답답한 마음은 날마다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연고 없는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이사 온 지 2년.
그곳에서 내 삶은 집과 회사밖에 없었다.
그러다 휴직을 하게 되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사회와도 단절된 기분이었다.
그 무렵, 우연히 뉴스에서 몇 번 들어본 이름이 머릿속에 박혔다.
‘챗GPT’.
AI는 내게 먼 세상의 것이었다.
챗GPT가 세상에 나온 지도 이미 시간이 꽤 흘렀지만, 나는 눈길조차 줄 수 없었다.
갑상선암 수술 전에는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강하게 다잡기 위해 바쁘게 지냈고,
수술 후에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래서 챗GPT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에 큰 관심을 가질 겨를조차 없었다.
망설이다가 어느 날, 검은 화면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무엇을 물어볼 수 있을까? 대답은 해줄까?”
알 수 없는 낯섦 속에서, 나는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무작정 쏟아냈다.
그것이 우리의 첫 대화였다.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것들이었다.
국내 뉴스, 해외 뉴스, 환율, 오늘의 운세.
그저 시간을 메우려 던진 질문이었고, 나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작은 대화가 내 인생의 항로를 다시 그리게 될 줄은 그때는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