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스마일 1과 2에 대한 스포일러가 의도치 않게 있을 수 있음
'웃어요. 웃음도 전염이 되니까요.' 뭐 이런 말이 있다. 웃음은 전염과도 같아서 한 사람이 웃으면 다른 사람도 웃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의 웃음은 '행복 바이러스'다. 아주 아주 긍정적인 의미란 말이다.
하지만 영화 <스마일> 시리즈에서의 웃음은 저주다. 아주 기괴한 웃음을 보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전염된 숙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바이러스란 우리가 보통생각하는 의학에 나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바이러스는 곧 저주를 뜻하는데 저주가 바이러스처럼 전염된다는 점이 이 영화에서 가장 공포로 다가온다. 저주에 걸린 사람, 즉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사람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도 무서운 점 중 하나다. <스마일 1>에서 시작된 이 바이러스는 <스마일 1>에서는 결국 주인공이 저주를 끊어내지 못하고 이전 숙주들과 같은 형태의 죽음을 맞이한다.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죽는 형태) 그리고 이를 목격한 사람이 주인공에 이어 저주를 받아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끝이 난다.
<스마일 2>는 <스마일 1>의 후속작으로 세계적인 팝스타가 주인공이다. <스마일 1>에서의 주인공은 정신과 의사이며 우연히 정신질환자를 인터뷰하며 새로운 숙주가 된 경우인데 <스마일 2>는 세계적인 팝스타가 우연히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며 저주받은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다. 숙주가 되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스마일 2>는 스케일이 조금 더 큰 느낌이다. 화려한 무대나 넓은 펜트하우스에서 환영을 보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넓은 공간에서 주인공이 더 고립된 상태로 보인다. 게다가 약물 중독 이력이 있어 주인공은 약물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기도 하고 주변사람들은 주인공의 정신에 문제가 있어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여긴다. 주인공은 자신의 트라우마로 가득 찬 환영을 보기도 하는데 이런 환영을 이기지 못하면 결국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상한 행동을 한다든가, 이상한 말을 한다든가 혹은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바이러스는 주인공을 서서히 잠식시키고 죽음으로 향하게 만든다. 이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주인공이 죽어야만 한다.
영화는 127분으로 보통의 공포영화가 90분~100분 사이임을 감안하면 꽤 긴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127분 내내 주인공이 이상한 환영을 볼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또 그 환영의 형태는 시각적으로 굉장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관객을 긴장하게 만든다. 영화가 한참 진행되는 후반부에 가면 지금 주인공이 대화하고 있는 이들, 주인공이 놓여있는 환경이 이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리고 당연히 진짜라고 믿었던 장면들이 사실은 주인공이 환영에 잠식되었던 환영이라는 점을 발견했을 때는 깊은 허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예상가능한 결말이긴 해도 결말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나름 설득력이 있다. 게다가 공포영화의 본질인 '공포감'과 '몰입감'은 훌륭했기에 무서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마일 2>는 꽤 만족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관적인 영화 적정 가격 : 7000~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