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더 천천히
양쌤의 another story 44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Ah, heart, slowly,
slowly walk.
Lest my soul lose its way
박노해 / 걷는 독서 (느린걸음) 중에서
자꾸만 급해지는 발걸음을 따라가느라
내 마음은 밭은 숨만 쉴 뿐
무엇을 담고 있는지도 가물가물해졌나 보다.
비워내려 나간 길에서
비워지지 못한 마음은 엉겨버리고
처음 만난 보랏빛 꽃들을 향한 감탄도 잠시,
여전히 하루를 살기에 급급한
기우뚱거리는 마음을 힘겹게 짊어진 영혼이
길을 잃지 않기만을...
마음아,
시인의 바람처럼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