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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ul 27. 2022

엄마라는 경력

나를 아끼자, 박카스 광고

엄마라는 일



"태어나서 가장 많이 참고 배우며 해내고 있는데, 엄마라는 경력은 왜 스펙 한 줄 되지 않는 걸까?"

- 나를 아끼자, 박카스 -



2018 내게  강렬하게 다가왔던 박카스 광고의 문구이다. 이 광고에서는  형제의 엄마가 애써서 아이를 목욕시켰는데, 씻자마자 얼굴에 낚서 하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가 아빠에게 등짝 스매싱하는 영상을 비춘다.


2018 봄에 나는 어여쁜 딸을 출산했다. 그래서인지 광고에서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인상에 남은  같다. 경력단절 여성은 국가 정책에서 그리고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사회적 이슈이지만 여전히 보완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생각이 나서 유튜브에 '박카스 광고' 검색해서 보았다. 이전에는 '엄마라는 경력은  스펙   되지 않는 걸까?'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에는 '태어나서 가장 많이 참고 배우며 해내고 있는데'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사실 그렇다.

나는 육아와 집안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전업맘인데, 육아를 전념해서 하는 일이 그 어떤 직장에서의 일보다 많이 참고 많은 배움이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안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다. 오늘 아침 꾸물꾸물 준비에 임하는 다섯 살 딸에게 버럭 화를 냈다. 한 동작에서 한 동작으로 넘어가는 일이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거기에 해야 하는 말은 어찌나 많은지. 시계를 보며 초조한 엄마의 마음은 몰라준다며 화가 났는데, 또다시 '다섯 살 딸에게 무엇을 바라는 거야 대체'라며 나를 '워워'시켰다.


빨리 가야 할 직장도 없는데, 그저 내가 좀 더 읽고 싶은 책 편하게 보려고 오늘 아침도 아이를 재촉했다. 다섯 살 아이가 무얼 안다고..



육아는 장기전, 집안일은 단기전



육아는 장기전이고 집안일은 단기전이다. 이 둘이 공통점이 있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아이가 잘 자라는 것을 측정할 길이 없다. 사실 애매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맞다.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키로 성적으로 인성으로 행복으로 측정할 것인가?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오랫동안 기다리고 노력해야 한다. 집안일은 오래 걸리는데, 돌아서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안 하면 난리가 나는 그런 고된 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절망적일 필요는 없다. 나에게 맞는 최적화된 방법으로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를 즐겁게 하기 위해 '홀로 시간'을 퀄리티 있게 보내려고 한다. 아이를 만나기 전까지 최대한 나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말이다. 집안일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처리하는 일이며, 다른 방법으로는 좋아하는 팟캐스트나 음악을 들으며 하는 것이다. 평소 팟캐스트 들을 여유가 없다면, 집안일을 할 때 듣는 것을 추천한다. 찰떡이다.


오늘은 아이의 방학식이다. 열흘간 방학은 또 어떻게 재밌게 채울까. 아직 내게는 한 시간 반의 자유시간이 남았다. 소중히 보내고 만날게.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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