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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청로 로데 Aug 15. 2024

단편 05


당신은 준비된 말을 술술 풀어놓습니다

'몇 날 며칠 고민하면서 할 말을 정리했다'라고 하셨지요.

저는 털컥 겁도 나고 당황했습니다

'영영 이 세상과 작별하겠다는 말만 아니라면 들어줄 수 있다.'라고

맘 속으로 내 얘길 했습니다.


당신은 떠나시겠다 하셨지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요

'네! 그렇게 하세요. 이젠 돌아갈 때도 된 것 같습니다.'

나는 묵음 처리했던 속엣말을 소리로 들려주었습니다.

"네! 당연합니다. 이젠 돌아가실 때가 됐지요."



아버지와 내가 했던 말들이 지나간 지 몇 주일이 지났다.

아버지는 불안해하신다.

당신의 꿈에 밤마다 방문하는 이가 누구인지

그 방문객이 다녀간 밤이 되면 아버지는 이불을 차고 고함을 질렀다.


내가 당신을 도와드리기로 결심하고 나서

당신을 꿈에서마져 괴롭히는 방문자에게 호통을 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당신의 잠자리가 편치 않으시네요.'

'내가 그 놈들을 어떻게 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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