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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청로 로데 Aug 21. 2024

늦여름, 어름이 달렸다

단편 10


어릴 적 불러본 이름 그대로

덩굴가지 위에 름이 달렸다

익으면 무화과 같이 물렁해지는

하얀 속살에 검은깨 뿌려놓은

름은 별 맛이 없다


맛을 못 내는 름이

공중 덩굴줄기 위로 삐죽하게 머릴 내밀었다

늘 이맘때라야 나타나는 름이다

조금만 지나면 여름이 지나는데

돌아가는 여름에 름 열매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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