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안녕

소소한 하나

쓸쓸해

쓸쓸하구나

쓸쓸 쓸쓸ㄹㄹㄹ

쓸쓸하다.  

바람 빠진 풍선은 무거워서 가라앉는다

맘이 무거우면 가라앉는 거랑 비슷해

어제가 무거웠고 오늘이 무거웠으니 내일도 무거우려나?  그러려나?

그 무게를 재지 말아 봐

한 날은 저절로 구르게 내버려 두고 넌 너의 일을 하려무나

몇 시간, 혹 며칠 동안 '괜찮네'라 말할 거면

가만히 있어도 되겠다

갑자기 가을이 오니 여름이 밀렸다

'난 이럴 줄 알았지'

사람 속을 바짝바짝 말리던 아침과 낮과 저녁 동안 난 정말 지쳤었는데

'이런 날이 온다고 믿으면서 조마조마하며 여름을 보냈지만'

추석 한가위에 새초롬한 분위기로 바람 날리던 옛 가을을 아주 깊게 그리워했다

시공

시간이 가고 살던 집이 바뀌고

이제 곧 고향 땅을 밟으실 테니

심정으로 고향 같아진 이곳을 다시 무로 돌리려 결심했다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면 자연스레 잊힐 이곳에서의 시간들은

겹겹이 쌓이고 쌓여 세월의 무게에 눌려

깊은 추억의 퇴적층이 되었다

'그러해도 갈 길을 되돌려 오지 않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