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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희 Feb 17. 2022

다낭신 환자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긴 하지만 항상 BMI 20-22 정도의 몸을 유지해 왔다. 나이가 들면서 최근 22를 넘어섰다. 얼굴이 점점 더 동그래지고 턱 밑살이 붙고, 허리가 굵어진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허리가 굵어지는 것!

내 기억 속에 엄마는 40대 초반부터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는 엄마가 살이 쪄서 배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살이 쪄서가 아니라 콩팥이랑 간의 물혹들이 커져서 배가 나오는 거였다. 내가 알아차린 게 40대 초반이니까 어쩌면 엄마가 ‘배가 나오는데?’라고 스스로 생각한 시점은 30대 후반이었을 지도 모른다. 내 나이다. 30대 후반!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허리가 굵어지고 배가 나온다면 뱃 속의 물혹이 커지고 있는 게 아닐까 바로 의심하고 몸 관리를 타이트하게 시작할 텐데, 몸무게가 늘면서 허리가 굵어지고 배가 나오면 살이 쪄서 그렇겠거니, 안심하게 된다. 지금 내가 그렇다! 배도 나오고 허리도 굵어지고 있는데 살도 같이 쪄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아니, 잠깐만. 신장, 간에 물혹이 생기면 그것도 무게가 있을테니 어차피 몸무게는 늘어나는데? 살이 찐 것이든 물혹이 커진 것이든 몸무게가 늘고 허리가 굵어지는 건 같겠구나! 


올해는 큰 도시로 이사할 계획을 확실히 세워뒀다. 이사하고 나면 제일 먼저 다낭신 전문 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볼 작정이다. CT 영상을 확인해서 신장, 간의 물혹을 확인하고, 머리 MRI도 찍어서 뇌동맥류*가 없는지 확인해 볼 것이다. 몇 개월 후의 일이라, 우선 지금은, 마음을 편히 하기 위해 적정체중으로 돌아가야겠다. 

* 다낭신 환자들 중 일부는 다낭신이 없는 사람들보다 뇌동맥류가 더 잘 생긴다. 다낭신이 있다면 40대 전후로 미리미리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게 좋다. 


나처럼 호들갑 떨며 염려하는 게 아니더라도 다낭신 환자는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는다는 것은 몸 속에 영양분이 과잉상태라는 것인데, 이는 신장 물혹이 커지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신장 물혹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면 살짝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한다. 어떤 곳에서는 케톤 식이요법(지방 함량을 늘리고 탄수화물, 단백질 함량을 줄이는 식이요법)을 권하기도 한다. 


체중이 늘어난 데에는 아무래도 야식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나는 아침, 점심, 저녁은 건강하게 적당히 잘 챙겨먹는 편인데, 남편이 밤 늦게 퇴근하고 집에 오면 그때 야식을 먹을 때가 많다. 그게 주범같다. 

우선 나는 9시 이후에는 음식 섭취를 하지 않고 11시에는 침대에 누워 취침 준비를 하기로 결심했다. 살 빼겠다는 사람이 너무 느슨하게 행동 목표를 설정한 게 아닌가 의심할 지도 모르겠다. 낮은 계단부터 한 계단, 한 계단 밟아가는 거다. 이게 좀 지킬만 하면 그때부터는 저녁 먹고는 아무 것도 안 먹는다든지, 운동을 한 가지 더 늘린다든지 식으로 조금씩 늘려가야지. 


 자, 통통하신 다낭신 환우분들, 그리고 살빼야지, 생각하는 여러분들. 우선 저랑 같이 9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고 11시에는 누워서 자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우리 같이 적정 체중으로 돌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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