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fu Jan 10. 2021

외모 강박증

폭식증의 하루


2019년 8월 8일


오늘의 아침이 또 찾아왔다.

아침부터 보는 나의 얼굴이 너무 싫다. 혐오스럽다. 꼴 보기 싫다.

그래서 종종 얼굴 전체를 성형해버리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한다.


오늘도 외모에 대한 강박증 때문에 44 사이즈도 되지 않는 몸에 군살이 붙은 것 같다며,

거울을 이리저리 보았다. 점점 외모에 대한 강박증이 더 심해지는 중이다.


오늘도 라면 4개를 끓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한번 먹으면 2~3시간은 먹으니,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재생해둔다.

그렇게 먹기 시작한 아침은 눈에 보이는 것을 다 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구토로 속을 비워준다. 그 후 또다시 먹기 시작한다.


배달앱으로 짜장면+짬뽕+탕수육 세트를 시켰다.

음식이 오는 동안에도 입은 쉬지 못해 과자와 빵 같은 것들을 욱여넣는다.

라면 4개+밥+짜장면 세트+과장 3봉+빵 3개+탄산음료 1.5L...
2시간 동안 내가 먹은 음식들이다. 욕망들이다.

이제 물 2L 10병이 필요한 시간이다.
억지로 마시며 셀프 위세척을 한다. 2시간 넘게 소요된다. 고문이 따로 없다.
그렇게 밥을 먹고 위를 비우는데 4시간 이상이 걸렸다.
지쳐 누워있는데 1시간도 채되지 않아 슬슬 배가 고프다.

3~4번은 더 반복해야 이 하루가 끝이 날 것이다.
먹기 위해 사는 것인가, 위를 비위기 위해 사는 것인지,
외모적 강박증이 나를 병들게 한다.


작가의 이전글 우울증 환자가 직접 겪는 약물 부작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