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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이 May 12. 2023

2. 긍정적 사고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최근에 생각을 정리할 만한 글을 써보아야겠다 다짐하였다. 정신없이 사는 중에 이렇게 글로 생각을 정리를 해야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앞으로 어떠한 생각을 해야 할지 명확해 질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저번에 올린 1편도 그러한 맥락에서 쓴 글이다. 글은 딱히 내 맘에 들지는 않았다. 더 사유한 뒤에 글에 옮겨 쓰려고 하였지만 그러지 못해 과장되거나 왜곡된 표현이 많았고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한 글이었다. 하지만 이 글 자체를 예쁘고 보기 좋게 쓰는 것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생각을 정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기에, 더 디벨롭하지 않고 우선 올렸다. 평소 글쓰기를 게을리했던 내 작문 능력을 탓하자.


 그리고 며칠이 흘러 아내가 나에게 한번 읽어보라면서 한 카피라이터가 쓴 에세이를 보여주었다. 그 글에는 그 카피라이터가 어떻게 자신이 성장하였는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과 비전으로 차 있었다. 심성이 좀 삐뚤어진 나는 그런 글을 읽으면 

 '챗, 더럽게 있는 채하네'

 '허영으로 가득 찬 글이야'

라고 내심 속으로 깎아내렸다. 그러다 문득 내가 썼던 글이 떠올라 다시 읽어보았다. 다시 읽어본 내 글에는 자신감 결여와 음울한 기운이 글자들 사이사이에서 새어 나왔다. 그 카피라이터가 쓴 글에 비하면 매력이 한참 떨어지는 글이었다. 평소 음울한 나 자신을 탓하자.

 

 평소에 생각하는 습관들이 급하게 글을 쓰는 와중에 티가 난 것 같았다. 나는 항상 내가 잘못된 것과 실패한 것만 먼저 생각해 낸다. 나는 늘 그랬다. 어떤 일이든, 내 단점을 찾기 바쁘고, 남을 볼 때도 단점을 찾느라 바쁜 것 같았다. 그건 내 손으로 뭐 하나라도 이뤄본 게 없다는 마음. 뭐든 실패해 온 것 같은 느낌. 그런 자신감 결여에서 비롯된 자격지심이지 않나 싶다.

 세상에 싸워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 난 왜 나 자신과 싸운 것일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아니 객관적으로 봐도 나는 전혀 실패한 인생이 아니다. 꽤나 이룬 것도 많다. 게다가 아직 건강하고 젊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기회도 많이 가졌다. 그래, 난 여전히 영화에서 도망쳤고 실패했다는 꼬리표를 스스로 달아 놓고 사는지도 모른다. 그거 하나 안 했다고 인생 실패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적어놓고 하나씩 이뤄나가려 한다. 하나하나 이루면서 자축하리라. 실패할 수도 있고 못 이룰 수도 있다. 그럴 때도 앞으로 이뤄나갈 것만 생각하려 한다. 실패하고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까먹을 것이다. 자잘한 일이라 여기며 까먹을 것이다. 큰 것들도 망치로 자잘 자잘하게 만들어서 까먹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들을 써내려 가보겠다.


1. 프리다이빙 배우기

2. 이노우에 다케히코를 설득하여 '배가본드' 완결 내기

3. 요리 유튜브 해보기

4. 자동 동영상 편집 AI 기능 만들기

5. 예술인들이 모일 수 있는 카페 만들기

6. 그 아래층에 인디 밴드들이 공연할 수 있는 펍 만들기

7. 테즈카 오사무, 후지코 후지오의 만화책들 번역하여 한국에 출간시키기

8. 장편 영화 제작

9. 장편 소설 출간

10. 천체망원경 사기

11. 현미경 사기

12. 계곡에서 사우나해보기

13.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횡단해 보기

14. 연봉 1억 달성

15. 침착맨 방송에 출연

16. 애 낳으면 열심히 놀아주고, 궁금한 건 다 답해주기. 

17. 오르세 미술관에 가서 모네 그림 보기

18. 200살까지 살기

19. 실험영화제에 내 영화 상영

20. 이소라 님 공연 보러 가기

21. 뮤직비디오 만들어보기


하나씩 이뤄보겠다. 

200살까지.

그리고 계속 추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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