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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이 May 24. 2023

3. 자기 PR의 시대

 자기 PR 하기엔 너무 쑥스러워...

 나는 나 자신을 설명하는 걸 잘 못한다.

면접 자리에서  면접관이 나에게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시킨다면, 순간 뇌 정지가 와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식으로 철학적으로 쓸데없이 골똘히 생각해 볼 뿐일 테다.


 어느새 30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자기 PR의 시대가 왔다. 아니 온 지는 이미 한참 지났지, 그저 나 홀로 뚝심 있게 자기 PR은 물론이거니와 SNS조차 안 하면서 버티고 있을 뿐이다. 처음 인스타를 비롯한 SNS가 생겼을 때, 나도 SNS에 이것저것 올렸다. 하지만 피드 하나를 올리고 좋아요가 얼마나 받았으련가 혹은 어떤 댓글이 달렸을까 궁금하여 계속 인스타를 기웃기웃거리게 되고, 기웃거릴수록 다음 글은 더 좋아요를 많이 받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에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세상 남들 시선에 제일 쿨할 것처럼 사는 내가 남의 시선은 제일 의식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들릴까?'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

 '내가 만든 영상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퍼거슨 연전연승 짤

 시선들을 신경 쓰다 보니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걸 꺼리게 되고, 위의 퍼거슨 연승연승짤을 떠올리며 내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래, SNS는 시간낭비에 아주 적격인 매체이긴 하다. 나 또한 SNS를 하며 헛으로 시간을 보내서 자책하는 것도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SNS으로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로 영감을 받기도 하고, 바쁜 일상에서 오랫동안 연락하지도 못한 친구의 소식을 알게 되기도 한다.


 문제는 나였다. 나는 내가 말하는 것, 보이는 것, 더 나아가 내가 만든 콘텐츠에도 자신감이 없었다. 어떤 콘텐츠를 완성하여도 '이 정도면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며 보여주길 주저하였다. 그렇게 영상 프로덕션을 운영한 지 2년이 되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포트폴리오조차 없어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일을 구하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어느덧 꽤 성장하여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레퍼런스로도 보여주고 견적을 짜고 일을 시작한다. 지나고 보니 내가 만든 콘텐츠들이 나에게 보석으로 남아 반짝이고 있었다.

 이 정도면 나 꽤나 잘한 거 아냐?


 그래서 며칠 전 동업자인 아내와 함께 회사소개서도 만들기 위해 회의하였다. 대형 프로덕션에 비하면 작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2년 동안 노력했던 결과들이다. 우린 이걸로 화도 내고, 밤도 새우고, 돈도 벌고, 만족도 하며 얻어낸 결과물이다. 이렇게까지 생각을 하니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걸 후회도 된다. 하지만 지나간 일에 후회는 더 이상하지 않겠다. 앞으로 더 애정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면 된다.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있으면 내가 어떻게든 만들어 내면 된다. 그게 영상이든 SNS든 상관없다.

 어떻게든 계속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앞으로 목표를 세웠다. 

1주일에 한번씩 릴스나 영상 올리기.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는 걱정하지 말자. 

일단 올리고 배워나가면 된다.

 

해내고 싶은 것은 해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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